[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한 하나마이크론이 외형 성장과 함께 '현금흐름 악화'라는 부담도 떠안았다. 매출 증가에 따라 매출채권이 급증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고, 여기에 일회성 금융비용 등이 겹치며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여파다. 이 회사는 주력 해외 거점인 베트남 법인의 매출 확대를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1299억원 ▲2023년 831억원 ▲지난해 409억원으로 지속 악화되는 추세다. 이는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값이 클수록 현금 유출 압박이 커진다.
운전자본 부담을 키운 주된 원인은 급증한 매출채권이었다. 2023년 805억원이었던 하나마이크론의 매출채권은 지난해 2171억원으로 169.5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2.66% 줄고, 매입채무는 9.39% 증가했지만 매출채권의 증가폭을 상쇄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매출채권은 고객사에 공급한 제품의 외상대금으로, 보통 외형 성장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매출은 9679억원에서 1조2506억원으로 29.20%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채권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은 없었고, 기대신용손실율도 0.0001로 회수 지연 가능성이나 부실 우려는 크지 않다.
이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된 데는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영향도 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서 순운전자본 변동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2022년 582억원이었던 하나마이크론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9억6300만원으로 98.34% 급감, 지난해는 -111억원으로 음전했다.
당기순이익은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금융수익 등 영업외수익을 더하고, 금융비용과 법인세 등 각종 비용을 차감한 금액이다. 하나마이크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7억원으로, 전년(579억원)보다 84.42%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 외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기순이익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은 금융원가였다. 2023년 582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금융원가는 지난해 122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은 651억원으로, 차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년보다 196억원가량 증가했다. 또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고자 체결한 파생상품 및 통화선도거래 손실이 255억원가량 신규 반영되는 등 일부 항목에서 눈에 띄는 비용 증가가 있었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이자비용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조금 늘어났으며, 올해도 비슷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차손 관련 비용 또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그 외 금융비용 대부분은 일회성 성격이 강해 올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금흐름 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베트남 법인의 경우 고객사들과 미리 계약을 체결해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올해는 해당 법인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게 확정돼 있다. 이렇게 되면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계약은 SK하이닉스와 체결한 외주 임가공(외주 생산) 계약으로 추정된다. 사전에 확보해둔 물량을 계획대로 출하하는 구조인 만큼 실적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하나마이크론 베트남 법인은 최근 매출 외형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9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그간의 단가 협상 지연 여파로 전년보다 19.12% 줄어든 151억원에 그쳤다. 최근에는 판매 단가가 인상되고 턴키(전 공정 일괄 처리) 공정도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점차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현재는 투자 초기 단계라 고정비 부담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판매 물량을 지속적으로 채워 나가면서 점차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창립 24년 만에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역할을 맡을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와 기존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담당할 하나마이크론으로 재편하는 그림이다. 분할비율은 하나반도체홀딩스 32.5%, 하나마이크론 67.5%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하나마이크론의 재무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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