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지난해 투자금 회수에 주력하며 현금 자산을 두둑이 확보했다. 우수한 회수 실적을 증명하듯 성과보수도 급증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산의 경우 코로나 시기 고평가된 기업가치가 실적으로 선반영된 탓에 실제 회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이 손실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수익 684억원으로 2023년(517억원) 대비 32.3% 늘었다. 영업이익은 214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272억원) 보다 21.32% 감소했다. 동기간 당기순이익은 2023년 209억원에서 지난해 146억원으로 30.14% 줄었다.

영업수익 확대는 성과보수 급증의 결과다. 회사는 지난해 투자조합 청산 과정에서 상당한 성과보수를 수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지난해 기록한 성과보수액은 114억원으로 2023년 64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늘어난 성과보수는 대표펀드매니저 등 펀드 운용인력에 대한 상여금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김민겸 상무는 상여금으로 10억원을 수령했다. 그는 ▲미래에셋청년창업투자조합3호 ▲MAVI신성장좋은기업투자조합3호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투자조합 등의 대표펀드매니저 및 핵심운용익력으로 참여했다.

회사는 같은 기간 벤처펀드 운용에 따른 관리보수로 116억원을 지급받았다. 지난해 관리보수 130억원에 비해 10.76% 감소했다.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면서 일부 펀드들이 청산 절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결성한 미래에셋AI프론티어투자조합(약정총액 1000억원)의 관리보수는 올해부터 온전히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법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지난해 기록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이익은 205억원으로 2023년 229억원과 비교해 10.48% 줄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이익은 하우스가 출자한 투자조합의 평가액을 보유 지분과 비례해 산출한 수치다. 투자조합이 보유한 포트폴리오들의 기업가치를 반영한다.

지분법손실의 확대로 지분법손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난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손실로 31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중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기업가치가 급증한 기업들의 평가액을 과거 실적에 선반영한 탓에 실제 회수 시점에서 발생한 차익을 손실로 기록했다.

이는 벤처캐피탈(VC) 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일종의 착시효과다. VC의 경우 관리·성과보수처럼 현금거래가 일어나는 투자조합수익 외에 투자 자산들의 평가액을 영업수익으로 합산한다. 이 때문에 투자원금 대비 고수익을 실현한 포트폴리오도 실제 회수 금액이 앞서 실적으로 반영한 기업가치보다 적을 경우 그 차이만큼을 금융상품평가손실로 기록한다. 이전 회계분기에 선반영한 실적이 회수 시점의 회계분기에서 상쇄되는 셈이다.

지분법손실 확대로 영업비용이 늘면서 회계장부 상 수익률은 하락했다. 다만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자산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우스는 ▲뷰티테크업체 에이피알 ▲인테리어플랫폼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중고차거래플랫폼 피알앤디(헤이딜러) 등의 투자기업을 통해 지난해 높은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발판 삼아 지난해 상당한 현금 자산을 확보했다. 회사는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605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2023년 90억원 대비 6.7배 늘어난 액수다. 자산총계는 3607억원으로 2023년(3493억원)과 비교해 114억원 증가했다.

펀드 출자금에 대한 배당수익은 기타영업수익으로 인식했다. 회사는 지난해 기타영업수익으로 149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우스의 위탁운용사(GP) 출자비율이 약 15%로 타 운용사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펀드 배당수금 수령액이 100억원대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