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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쪼개기 매각 후 껍데기만…'홈플 사태' 우려
송한석 기자
2025.03.11 07:00:32
차입금 갚기 위해 사업부문 분할 매각 가능성, 영풍 반사이익 노린 듯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8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구도.(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최근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려아연도 MBK에 넘어갈 경우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경영 실패로 드러난 MBK의 기업 운영 방식이 고려아연에서도 반복될 경우, 호주 신재생에너지, 니켈, 아연 등 고려아연의 사업들을 분할 매각해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갚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이러한 입장을 부인했지만,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점포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슈퍼마켓 부문도 매각하려 했던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려아연이 MBK에 인수된 후 경영 악화 등으로 인해 회사가 위축될 경우 이로 인한 수혜는 영풍 측이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기존 차입금 중 승계받은 1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인수금액은 6조원이다. 이후 인수 이후 홈플러스 점포 14곳이 문을 닫았다. MBK파트너스는 자산 매각 등으로 3조4000억원 가량을 확보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파주운정점을 마지막으로 새 점포를 열지 않았고, 차입금 갚기에 열중했다. 이런 영향으로 홈플러스의 기업 경쟁력을 크게 악화했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또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점포 및 슈퍼마켓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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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인수를 추진 중인 고려아연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상당량의 차입금을 빌렸고 최윤범 회장 측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의 차입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재무 상황이 악화했음에도 MBK파트너스는 엑시트만 신경 쓴 만큼 고려아연 인수 후에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는데, 그 중 70%가 차입금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의 호주 신재생에너지, 니켈, 아연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분할 매각해 해당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 무기 등을 제조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안티모니와 비스무트 등 희소금속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구리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안티모니와 인듐, 셀레늄 등을 부산물로 얻고 있어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황산니켈 관련 제조 기술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기도 했다. 제값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 MBK파트너스가 분할 매각을 통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부동산 대신 기술, 사람, 자회사 등 미래 핵심 자산이 팔려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예를 들어 인터배터리 전시관에서 소개한 '올인원 니켈제련소'처럼 2년 정도만 우리가 잘 가꾸면 가치가 크게 상승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며 "이런 사업을 (사모펀드가) 당장 괜찮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매각해버린다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자회사 켐코가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생산시설로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는 니켈 중간재인 MHP, 니켈매트뿐만 아니라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블랙매스, 양극 스크랩 등 다양한 원료를 조달해 니켈을 생산한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인수 후 몇 년 뒤 분할매각 되거나 고려아연 경영 상황이 악화한다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나선 영풍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풍도 아연 등의 제련업을 영위하고 있어 국내 수요가 영풍에게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승리한다면 MBK파트너스는 분할 매각 등을 통해 빚을 회수하고 차익을 남길 수 있다"며 "영풍은 아연 등 제련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되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기업 홈플러스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로 몰아넣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다"며 "MBK파트너스·영풍은 자신들이 본업에서 벌려 놓은 치명적인 경영 실패와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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