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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의 노란 양말
이다은 기자
2025.02.19 07:00:32
'AI 열등생' 국내 IT기업, 다양성 DNA 수혈해야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전략적 제휴 체결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Mister Sam Altman, I like your insight and i like your Sacks by the way."(샘 올트먼씨, 전 당신의 통찰력이 좋아요. 그건 그렇고 양말이 참 맘에 드네요.)


지난 4일 열린 카카오 미디어 데이에서 한 기자가 던진 농담에 장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한국을 방문안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눈에 띄는 노란색 양말을 신고 등장했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카카오를 의식한 것이었을까. 분명한 건 그의 노란 양말이 우리에겐 '신선함'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국내 CEO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단상에 오르는 대부분의 국내 CEO들과 달리 미국 빅테크의 CEO들은 종종 개성 있는 패션으로 대중 앞에 선다.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 뉴발란스 회색 운동화 조합의 '잡스룩'을 고수한 스티브 잡스와 최근 '톰 포드 가죽자켓'으로 핫한 젠슨 황이 그 예다. 이처럼 미국 정보통신(IT) 업계의 CEO들은 경영 철학과 기업의 개성을 패션에 담아 자유롭게 표현하며, 이를 통해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미국 IT 업계의 개방적인 문화와 다양성이 있다. 샘 올트먼은 독일 이민 가정 출신의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다. 팀 쿡 애플 CEO도 성소수자임을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등 M7(매그니피센트 세븐) 기업의 대다수 CEO는 이민자 출신이다.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세계 증시를 이끄는 기업의 수장이 된 셈이다. 이들은 입을 모아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인재들이 관점과 경험을 공유하며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낸다"며 다양성을 기업 성공의 필수 요소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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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IT 업계의 경우 여전히 창업 1세대 시절의 그늘이 짙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여성 CEO와 고교 중퇴·비(非)개발자 출신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등장이 센세이션한 정도다. 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유니콘 기업도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선정된 100대 글로벌 유니콘 중 32곳으로 1위를 차지한 분야는 AI·클라우드였다. 그 중 미국 기업은 86%에 달했으나 한때 'IT 강국'이라 불렸던 한국의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다양성의 부재는 사업의 획일화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들의 AI 사업에는 눈에 띄는 차별성이 없다. 포털·이통3사 등 IT 서비스 기업 모두가 "우리 AI는 달라요"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빅테크에 대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기술력 대결보다는 협업을 택한다. AI 개발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지만 먼저 나온 경쟁사의 서비스를 추격하기 바쁘다. AI에 뛰어들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특별한 인사이트 없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때 국내 IT 기업들이 자랑하던 창의성과 자율적인 기업 문화는 '옛말'이 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IT 업계에 다양성의 DNA를 수혈하기 위해서는 AI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 지난해 스탠포드 대학은 한국을 'AI 인재 유출국'으로 분류했다. AI 분야에서 키워낸 고급인력들이 국내 취업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공계 박사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의 절반 이상이 귀국 또는 한국 외 다른 국가로의 취업을 선택했다.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는 한국인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이공계 유학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생활비와 활동비를 지원함으로써 현지 정착을 유도, 일본 테크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다.


샘 올트먼의 노란 양말에는 미국 IT 기업의 성공 배경이 담겨 있다. 성소수자와 국적 등을 넘나드는 열린 사고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자유로운 기업 문화다. IT 강국에서 AI 열등생으로 밀려난 국내 IT 업계가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해야 할 지점이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시그니처 패션을 자랑하는 개성 있는 CEO가 대중 앞에 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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