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이노뎁'이 5년여 만에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깼다. 지난해 2분기부터 슬금슬금 차입에 나서더니 최근 200억원가량의 현금을 곳간에 채웠다. 이를 두고 단순한 자금 확보라는 게 이노뎁 측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자금 조달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노뎁은 지난 14일 운전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00억원을 차입했다. 차입 기관은 우리은행으로, 차입기간은 2026년 1월21일까지다. 금리는 고정금리로 3.16%를 적용받았다.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은 뒤 담보로 활용했다.
이노뎁은 이사회회의록을 통해 "시장 환경 불안 등의 선제 대응을 사유로 여유 운영 자금 확보의 필요성을 (이사회에)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동안 유지해 온 이노뎁의 무차입 경영이 깨졌다는 점이다. 이노뎁은 2019년 5억원의 장기차입금을 털어낸 뒤 지난해 1분기까지 차입금이 없었다.
이노뎁이 수년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자금을 확보했던 영향도 있지만,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노뎁은 원자재 대부분을 국내 시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원자재의 가격 변동 리스크는 물론 환율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부터 이노뎁의 경영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재무제표상 8억원 규모의 장기차입금이 반기보고서에 인식됐다. 이노뎁은 또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으로 9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최근 조달한 단기차입금 190억원을 포함해 1년 새 200억원의 차입을 일으킨 셈이다.
이노뎁 관계자는 "차입 조건이 좋아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자고 판단, 자금 조달에 나서게 됐다"며 "안전한 금융상품에 재투자하더라도 이자 보전이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금 활용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노뎁이 해외 진출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오는 4월 미국에서 열리는 보안 전시회 'ISC WEST'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해당 전시회에는 전 세계 바이어들이 모인다.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 해외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전시회를 앞둔 현재 몇몇 바이어들과는 사전 면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노뎁은 영상감시장치와 주차관제장치 등의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안 전시회에서 바이어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향후 계약된 고객사 요청에 맞춰 제품 연구개발 및 설계,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2021년 600억원이던 이노뎁의 매출액은 2022년 764억원, 2023년 84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흑자 전환했지만 아직 1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노뎁의 주 거래처는 관급기관으로, 매출의 9할이 공공시장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이노뎁은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민간 및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해왔다.
이노뎁 관계자는 "수익성에 대한 부분은 결국 민간과 해외 시장에 진출해 어느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의 경우 미국에서 열리는 보안 전시회 결과에 따라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민간 또는 해외로의 진출을 위한 솔루션 개발은 모두 마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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