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SK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SK리츠는 지난해 1년 반의 공백을 깨고 공모채 시장에 복귀했었는데, 세 차례에 걸쳐 5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공모채로 조달했었다.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의 절반가량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올해에도 활발한 회사채 발행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장금리 우하향 흐름에 힘입어 SK리츠는 차환발행에 따른 조달금리 인하 및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회사채를 발행해 15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2년물과 3년물로 발행 물량을 모두 채울 예정이며, 오는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8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열어뒀다.
SK리츠는 지난해에도 2월에 99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하며 연초부터 활발한 행보를 보였었다. 2월 회사채 발행 당시 예정 금액은 7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 5980억원의 주문이 몰리며 증액발행이 이뤄졌다. 2022년 10월 첫 회사채 발행 이후 약 1년 반 만의 공모채 시장 복귀였는데, 당초 발행 예정 규모의 8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뒤이어 5월과 10월에도 각각 2400억원, 1500억원을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발행규모는 1200억원, 1000억원으로 잡았었지만 연거푸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SK리츠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모두 4990억원으로 공모채 4890억원, 사모채 1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2440억원으로 지난해 발행 규모의 49%에 달한다.
당장 오는 21일에는 지난해 2월 발행했던 1년물 490억원 만기가 예정됐으며 5월과 8월에도 속속 만기가 도래한다. 지난해 5월 발행했던 1년물 1450억원과 2월 발행했던 1.5년물 500억원 등이다.
SK리츠는 이번 회사채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지난해 2월 발행한 1년물 차환 및 전단채 상환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SK리츠가 2월 차환 예정인 회사채의 발행금리는 4.129%이며, 지난해 말 SK-C타워 편입 등을 위해 발행했던 전단채 금리는 3.61%다.
SK리츠는 수요예측일 전날의 개별 민평금리 기준 -30bp~+30bp를 금리범위로 제시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SK리츠의 2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수익률은 3.303%, 3년물은 3.355%였다. 가산금리가 밴드 최상단인 30bp로 결정된다고 가정해도 발행금리는 3.6%대에서 형성된다. 지난해 5월과 10월 회사채 발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SK리츠가 이번에도 언더발행에 성공할 경우 조달금리는 3%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
SK리츠는 지난해 개별 민평금리 기준으로 5월에는 -50bp(1bp=0.01%p)~+50bp, 10월 -30bp~+30bp의 가산금리를 제시했었는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덕분에 초과수요가 몰렸고 모두 언더발행으로 이어졌다. 가산금리는 마이너스로 결정됐다. 5월에는 1년물 -5bp, 2년물 -2bp였고, 10월에는 2년물 -10bp, 3년물 -8bp였다.
SK리츠의 무보증 회사채는 AA-로 평가된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동원산업, KCC글라스 등 SK리츠와 같은 등급 회사채들의 언더발행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SK리츠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발행금리가 3%대 초반에 형성될 경우 SK리츠는 2월, 5월, 8월 등 연이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의 차환발행에 따른 금리 인하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만기가 예정된 SK리츠의 회사채는 모두 2440억원인데, 해당 금액의 가중평균 연간 금리는 4.025%다. 최근 SK리츠 2년물, 3년물의 개별민평금리가 3.3%대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민평금리 수준에서 차환한다고 가정하면 0.7%p의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절감할 수 있는 연간 금융비용은 18억원에 육박한다.
SK리츠의 결산주기는 3개월로 3월, 6월, 9월, 12월 매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결산주기별 배당금액은 약 180억원이었는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540억원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만으로 배당재원이 3%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소 약화됐지만 리츠의 손익과 배당에서 가장 중요한 조달금리는 여전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2년물 이상으로 안정적 차입구조를 만들면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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