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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신세계·롯데, 이커머스 돌파구 찾나
김민희 기자
2024.11.14 08:00:23
고강도 슬림화 나선 SSG닷컴·G마켓...롯데온 '버티컬커머스' 확대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러스트=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국내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신세계·롯데그룹이 호기롭게 이커머스업계에 뛰어들었지만 시장 내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 부재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두 회사는 고강도 체질개선에 돌입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격히 성장했다. 통계청과 JP모건이 발표한 '국내 이커머스시장 성장추이'에 따르면 온라인쇼핑시장 규모는 지난해 227조원으로 10년 만에 13배나 성장했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도 성장하는 이커머스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선점에 공을 들였다. 먼저 신세계그룹은 2018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상품을 한 눈에 보고 구매할 수 있는 통합 온라인쇼핑 플랫폼인 'SSG닷컴'을 출시했다. SSG닷컴은 모회사인 이마트의 지원 속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특히 2019년 3월과 2022년 2월 각각 7000억원, 3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투자를 위한 실탄을 조달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21년에는 3조40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G마켓'을 인수하며 볼륨을 키웠다. 롯데그룹 역시 2020년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롯데쇼핑 내 7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한 형태의 '롯데온'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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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이커머스시장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아직까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SSG닷컴은 2019년 818억원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매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 누적된 영업적자만 4250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역시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마켓도 신세계그룹 인수 첫 해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만 1137억원이다.


롯데그룹도 여건은 다르지 않다. 2020년 롯데온 출범 이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출범 첫 해인 2020년 950억원,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423억원의 적자까지 더하면 출범 이후 누적된 손실 규모만 5348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양 그룹의 온라인시장 부진 요인을 뚜렷한 경쟁력 부재에서 찾고 있다. 특히 SSG닷컴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이어져 온 최저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과 물류비용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지만 큰 수확을 얻지 못했다. 물류센터를 확장해 직매입 판매영역을 키워온 쿠팡과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의 국내 진출까지 겹친 탓이다.


G마켓도 오픈마켓 경쟁업체가 늘어나며 시장점유율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G마켓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유입고객이 감소한 탓이다. 실제 신세계가 G마켓을 인수할 당시 G마켓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올해 삼정KPMG가 발표한 '파괴적 커머스, 아시아태평양 유통 흐름을 주도할 뉴패러다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가운데 G마켓의 시장점유율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네이버 쇼핑과 쿠팡은 각각 22%, 20%를 차지했다.


롯데온도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고전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선 롯데온이 그룹 내 온라인 통합플랫폼으로서 롯데백화점·마트·하이마트·홈쇼핑 등 유통계열사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상은 롯데백화점·마트 등 유통계열사들이 온라인몰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온라인사업을 롯데온으로 일원화시키는데 실패했다. 현재 롯데온의 이커머스시장 점유율은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조직 재정비·비용효율화·전문성 확보 '돌파구 모색'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이커머스사업 정상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특히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와 함께 비용효율화 및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한 전략 수정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SSG닷컴은 비용효율화를 위해 올해 7월 최초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이에 더해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해왔던 '쿠폰 뿌리기'도 멈췄다. 충성 고객을 중심으로 마케팅비용을 효율화한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물류비용 효율화도 계획 중이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은 CJ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해당 협약에는 SSG닷컴의 물류시설을 CJ대한통운으로 이관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물류를 CJ대한통운 쪽으로 이관해서 물류 비용을 효율화 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배송비 절감과 고객의 장보기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또 다른 이커머스기업인 G마켓 역시 최근 사업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테크조직인 PX(Product eXperience) 본부를 기획 중심 PX본부와 개발 중심 테크 본부로 분리해 인공지능(AI) 등 기술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온도 현재 체질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특정 제품군이나 고객층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 롯데온은 올해 7월 뷰티팀과 패션팀을 각각 '실'로 격상하며 영업조직을 정비했다. 뷰티·패션 전문성을 키우고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한 K인디 뷰티 브랜드에 대한 고객 경험을 확대하고 공동기획 브랜드 개발에도 나선다. 롯데온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상품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 외에도 롯데온은 지난달 '첨단 물류센터사업'도 롯데마트에 이관했다. 해당 사업은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영국 온라인 그로서리 전문기업 '오카도(Ocado)'와 온라인 식료품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로써 롯데온은 '버티컬' 전략에 한층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롯데온 관계자는 "최근 패션MD 인력을 보강 중이며 롯데온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상품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향후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온다' 론칭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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