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럭셔리 리조트로 손꼽히는 아난티가 급격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 회사는 작년 2억원에 육박하는 회원권 판매로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매출이 반토막이 난 상태다. 시장에서는 분양권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사업구조를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퍼블릭 호텔과 골프사업 강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아난티는 2006년 '아난티 남해'를 시작으로 2016년 '아난티 가평', 2017년 '아난티 부산'등을 연달아 개장하며 국내 대표적인 럭셔리 리조트로 성장했다. 이후 리조트를 넘어 2022년 '아난티 앳 강남', 2023년 '아난티 앳 부산' 등을 개장하며 호텔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럭셔리 숙소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최근 몇 년간 매출도 가파르게 뛰었다. 실제 2020년 1140억원에 그쳤던 이 회사의 매출은 이듬해 2198억원으로 약 2배가 뛰었다. 작년에는 8972억원까지 매출이 성장하며 1조 클럽의 문턱까지 도달했다.
문제는 고공행진하던 매출이 올해 뚝 떨어졌다는 점이다. 아난티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5395억원 대비 76.3%나 쪼그라들었다.
아난티의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데는 이 회사의 높은 분양매출 의존도와 무관치 않다. 실제 작년 아난티 매출은 새로 개장한 '빌라쥬드 아난티PFV'의 분양권 판매가 주를 이뤘고 이 덕분에 큰 폭의 확대를 이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분양권 판매가 종료되면서 급격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아난티의 분양부문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448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68억원으로 1년 만에 96.2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엔데믹 전환 이후 국내 여행에 치중해 있던 관광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매출 공백이 더 커진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 중이다. 특히 아난티의 경우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숙박이 가능하다 보니 타 호텔·리조트들보다 부침이 더 컸다는 관측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아난티가 높은 분양권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리조트를 건설하기에는 자금의 한계가 있고 분양권 판매가 끝날 경우 이 공백을 메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돌파구가 필요한 아난티 역시 자체적으로 매출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 퍼블릭호텔 '아난티 앳'을 통해 일반고객의 집객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난티는 현재 '아난티 앳 강남', '아난티 앳 부산 코브', '아난티 앳 부산 빌라쥬' 3곳의 퍼블릭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객실 평균단가 상승은 물론 고객층을 다양화하고 있다. 아난티는 지속적으로 퍼블릭호텔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골프장사업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아난티 남해'를 비롯해 '아난티 코브', '아난티 한라'에서 골프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아난티는 앞서 2022년 1200억원을 투자해 제주 골프장 '세인트포CC' 지분 80%를 인수했다. 나아가 작년에는 제주의 특징을 살린 '한라코스'와 '김녕코스'로 코스를 새단장하고 클럽하우스를 리뉴얼하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아난티 관계자는 "리조트뿐 아니라 회원권이 없는 일반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을 늘리는 동시에 골프장사업도 확장하는 등 매출원을 다각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