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아난티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 전환사채(CB)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해 7월 새로 발행한 500억원 CB 청구권 행사가 내년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다 보니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자체 자금 유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회사 측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가 부양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아난티는 최근 몇 년간 리조트와 호텔 건설을 공격적으로 단행했다. 2006년 '아난티 남해'와 '아난티 가평'을 시작으로 2017년 '아난티 부산' 등을 연달아 개장했다. 이어 작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빌라쥬 드 아난티'를 오픈했다. 나아가 리조트를 넘어 2022년 '아난티 앳 강남', 2023년 '아난티 앳 부산' 등을 개장하며 호텔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재원 조달을 위한 CB 발행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아난티는 2018년 300억원과 2019년 450억원의 2차, 3차 CB를 각각 발행했다. 또한 2021년 900억원의 재원을 4차, 5차 CB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5년 동안 이 회사가 발행한 CB 규모만 1650억원에 달한다.
현재 아난티는 2018년과 2019년 발행된 2차, 3차, 4차에 대한 CB는 만기상환 및 전환권 행사를 통해 정리가 됐다. 이후 올해 7월 5차 CB상환이 도래하기 직전 500억원 규모의 새로운 CB를 발행했다. 이 CB의 전환가액은 5766원이다.
문제는 현재 아난티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하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아난티의 주가는 1년 만에 7410원에서 이달 10일 기준 5520원까지 뚝 떨어졌다. 아난티가 발행한 5차 CB의 청구권 시기는 내년 7월로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이에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교환하지 않고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아난티 입장에서는 자체 자금 유출에 대한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아난티의 올 상반기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27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아난티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CB를 추가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주가가 떨어지는 만큼 지속해서 전환가액을 조정하고는 있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주가부양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난티 역시 최근 주가부양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6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00만주를 장내 매입하기도 했다. 앞서 6월에도 2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해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난티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가 안정과 주주보호 및 기업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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