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KB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후발 주자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지만 법인 출범 3년 만에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향후 자체 기업금융(IB) 역량과 더불어 본사 및 계열사 협업을 동원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견고한 지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 후발주자 KB증권, 높은 성장세 시현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법인 순수익은 31억13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7.2% 늘었다. 이는 지난 2022년 출범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 규모만 보면 크지 않지만, KB증권의 해외법인 홍콩·베트남을 포함한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 증가율(72.5%)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평균 연령 29.7세의 국가로 디지털 금융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 성장세는 향후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양적으로도 큰 규모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지만 실적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키움증권 , 신한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KB증권의 인도네시아법인이 단시간 내 흑자를 낸 데다, 개선 속도도 가팔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 2018년 인도네시아법인을 출범시킨 한국투자증권은 6년이 지나서야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이와 비교해 봐도 KB증권은 법인 출범 단시간 내 괄목할 만한 성장성을 입증한 셈이다.
KB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의 시장점유율 추이도 우상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2022년 1월(인수 전) 1.19%에 불과했으나 ▲2022년 말 1.5% ▲2023년 말 2.6% ▲2024년 상반기 2.24% 등 점진적 상승세다.
◆ 수익 다변화 전략 효과 톡톡…'브로커리지'에서 IB까지 보폭 확대
KB증권은 인도네시아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꼽았다.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기업금융(IB)으로 수익 구조에 변화를 주면서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에 인도네시아법인 내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인력 충원을 단행해 IB본부를 설치했다. 이로 인해 ECM(주식발행시장) 및 DCM(채권발행시장) 딜 등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딜 수행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50%가량 성장했다.
특히 올해 KB증권 본사와 협력해 크로스 보더(Cross-border) M&A(인수합병) 딜을 따낸 성과도 냈다. 글로벌 10위권 제지회사인 인도네시아 APP그룹에 국내 제지업체 M&A 건을 소개하는 등 M&A 관련 첫 성과를 앞둔 있는 것이다.
KB증권은 앞으로 M&A(인수합병) 분야를 더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현지에 전략적 투자자를 발굴하고 국경을 넘는 인수합병 거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자체 IB 역량과 더불어 본사 및 계열사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IB 시장에서 지위를 높여, 인도네시아 기업 고객과 동반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KB금융그룹 브랜드를 바탕으로 리테일 비즈니스 경쟁력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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