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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은행권 이자비용 '오리무중'
김호연 기자
2024.10.11 08:36:09
은행별 대출약정 금액 미공개, 금리도 미정…"금감원 요청 없어"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문을 읽고 있다.(사진=송한석 기자)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고려아연이 메리츠증권에 무보증 사모사채를 발행하며 취득한 금액을 차입금으로 수정 공시했지만 은행권과 체결한 차입 약정 한도액은 은행 별로 나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현재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두 은행과 별도로 대출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기업 공시를 관리‧감독하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별도의 요청이 없었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가관 별로 체결한 대출약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과도한 이자비용 우려를 의식해 공시를 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지난 4일 업계에서 공개매수 자금출처 논란이 일자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제공받기로 한 차입금 1조원을 수정 공시했다. 회사가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무보증 사모사채를 발행한 금액이며 만기는 1년, 금리는 연 6.5%로 설정됐다. 단순 계산으로 차입기간 동안 650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다수의 금융기관과 체결한 대출약정 한도액은 총 2조7000억원이다. 메리츠증권이 제공한 사모사채 인수대금 1조원 외에도 하나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1조7000억원 한도의 차입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차입일은 오는 21일로 고려아연은 이 중 일부인 1조1635억원을 자사주 공개매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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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은행은 고려아연과 별도로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하나은행과 체결한 대출약정의 만기는 최초 인출일로부터 9개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경우 1년으로 서로 다르다. 금리 역시 하나은행은 최소고정금리로 연 5.5%,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초 변동금리 4.67%로 상이하다. 고려아연은 이를 공시하며 은행 별 대출약정 한도액은 알리지 않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고려아연의 이러한 행보가 MBK파트너스‧㈜영풍의 행보와 비교된다고 지적한다.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체결한 대출약정 한도와 금리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시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NH투자증권과 1조4906억원, ㈜영풍과 2713억원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두 약정 모두 최소고정금리 연 5.7%, 만기 9개월로 동일한 조건을 보유 중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조건을 두고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앞으로 부담할 이자비용이 최대 800억원을 넘길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따른 차입 조건 및 이자비용.(그래픽=이동훈)

업계 관계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고려아연의 자금동원력이 MBK·㈜영풍 연합보다 상대적으로 뒤진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 같다"며 "시장에서 회사가 부담할 수 있는 이자비용 최대치를 정확히 계산하는 것을 막아 이자비용에 지출에 대한 지적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고려아연에 제공한 차입금의 금리는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을 따라 내려갈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고려아연의 화사채는 신용등급 'AA+(안정적)'으로 평가받는 우량자산이다. 연 3%대인 공모채 조달금리와 비교하면 메리츠증권이 제공한 차입금의 금리는 무려 3.5%포인트 높다. 확실한 우군이 없어 고금리의 차입금이라도 받아야 했던 고려아연의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만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모두 대출약정만 체결한 상태다. 이른바 '마이너스통장'처럼 공개매수 청약종료 시점 즈음 회사가 필요할 경우 자금을 인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재는 대출을 실행하지도, 이자비용이 발생하지도 않은 상태이다. 이자비용은 예상 금액과 차이가 날 수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별도의 수정 공시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금융감독원의 요청사항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개매수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보다 자세한 조건을 공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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