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서간 이기주의인 '사일로 효과'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율, 성능, 신뢰성 등 각 부서와 조직이 서로 경쟁하고 각자의 부서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원하는 공정과 품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개발부터 제품 양산까지 통합해서 책임질 수 있는 책임자를 만들고, 사업부 간 비효율과 책임 전가를 없애는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부서 간 소통에 대한 지적을 했던 만큼 올해 연말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방향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 전 부문장 취임 이후 소폭의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전 부회장은 경계현 전임 부문장이 2023년 3월 직속 조직으로 출범시킨 어드밴스드패키징 전담 조직 'AVP전담팀'을 사실상 해체시키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 신설했다. 아울러 경계현 부문장이 주주총회에서 언급했던 자체 AI칩 '마하' 전담팀도 사실상 해체됐다.
최근에는 반도체연구소 조직개편 이야기도 나온다. 선행 제품 연구 조직만 남기고 나머지는 기존 사업부와 통합한다는 내용이다. 통상 연구소에서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해 어느 정도 수율과 완성도가 나오면 양산팀에 넘겨 본격적으로 제품을 만든다. 하지만 연구소에서 넘긴 제품의 수율과 품질이 나오지 않으면서 연구소와 양산부서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전 부문장도 취임 후 가진 직원 간담회에서 "연구소에서 2년 동안 개발한 10나노급 5세대(1b) D램의 스킴(scheme)을 갑자기 버리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게 말이 되냐"며 "1a부터 경쟁사에 뒤집히기 시작했는데 그것까지 고려하면 연구소가 5년을 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부서간 실적주의가 강해 프로젝트별 성과가 안 나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능을 보는 조직은 수율보다는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공정을 선호하고, 수율부서는 성능보다는 일단 안정성을 먼저 보기 때문에 양 부서간 협업이 안된다는 분석이다.
고객사의 제품을 잘 만들기보다는 각 부서별 성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데이터분석이나 실험이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다. 이에 어떤 문제로 수율이나 품질이 낮은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내부 블라인드에도 이러한 상황을 다룬 글이 올라와 화제다.
블라인드의 한 글에는 "음식의 맛을 높이는 레시피 개발할 때 설탕의 영향을 보려면 설탕 양만 조절하고 나머지 레시피는 그대로 써야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설탕 양을 조절하면서 소금도 넣고 식초도 넣으면서 만들다보니 실험 결과가 정확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서별로 고객사에게 전달되는 결과치가 달라 고객사들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율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믿고 사용했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성능이 올라갔다는 말에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만 수율이 안나와 양산이 안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과거 D램 출신 임원들이 많아 내부 경쟁에 적응 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별 통합이 안되고 각 부서별 실적으로 성과를 평가 받다보니 프로젝트는 실패해도 임원 승진이 가능하다는 내부의 볼멘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존 공정 실패한 임원들을 교체하고 부서를 통합할 수 있는 대규모 조직 개편이 올해 연말에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개발 일정이 짧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부서별 협업과 통합이 쉽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모든 일정을 다 맞추고 협업하다가는 프로젝트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성과를 내기도 힘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조직을 프로젝트별로 잘 통합해 부서의 성공만 보는 게 아닌 프로젝트의 성공이 성과로 반영되게 조직을 개편해야한다"며 "개발 일정은 빠듯하고 경쟁사를 잡기 위해 기간은 단축해야되는데 각 팀들이 원하는 테스트는 다르고 인력은 부족하다보니 고급 인력의 경험에만 의지해 제품을 만드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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