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의 기업가치 상승에 발목을 잡던 오버행 이슈가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했기 때문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하반기 미국 진단제품의 매출 증대 노력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프리시젼바이오 주식 37만2378주(3.31%)를 전량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의 위탁탁운용사(GP)다. 이 펀드의 최다출자자는 산업은행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이번 지분 매각 사유에 대해 "펀드 청산 도래에 따른 보유 주식 매도"라고 설명했다. 해당 펀드는 2022년 만기됐으며 최대 연장 가능기간인 2년이 지나 매도가 불가피했다.
지난달 4000원대를 유지해오던 프리시젼바이오 주가가 이달 들어 2000원대까지 급락한 것도 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가 보유 주식을 두 달여간 장내 매도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가 프리시젼바이오를 소수계좌 거래집중 등을 이유로 10일(1일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이유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의 지분 매각으로 사실상 오버행 이슈가 모두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Re-UP펀드를 통해 25만6410주(2.17%)를 더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매각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펀드 만기도 2026년으로 여유가 남아있는 상태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이번 오버행 이슈 해소를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엔데믹 이후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상반기 기준 프리시젼바이오의 매출액은 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며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프리시젼바이오의 미국 자회사 나노디텍은 올해 코로나19 진단제품인 ▲Nano-Check COVID-19 Antigen Test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진단제품인 ▲Nano-Check™ RSV Test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승인을 받았다.
특히 Nano-Check™ RSV Test는 기침, 재채기, 콧물 등 RSV 감염 증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15분 이내 간편하게 육안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진단제품으로 정식승인과 동시에 CLIA-Waiver 인증을 받아 전문 검사기관이 아닌 약국, 간이 검사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독감 콤보 진단키트 'Nano-Check™ Influenza+COVID-19 Dual Test'에 대한 FDA 긴급사용승인(EUA)도 최근 획득했다.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임상화학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도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의료기기 전문 유통사인 아미코 그룹(Amico Group)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면역진단 플랫폼 Exdia TRF와 임상화학 플랫폼 Exdia PT10에 대한 초도물량이 나가 현지 시장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테스트가 완료되는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중동지역 이외에도 일본 진출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실적개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리시젼바이오는 오는 10월 광동제약 품에 안긴다. 광동제약은 지난 7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광동제약은 프리시젼바이오의 최대 주주인 아이센스 등이 보유한 주식 29.7%를 인수할 예정이며 인수금액은 약 17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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