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해외에서 K콘텐츠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관련 펀드의 결성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주관하는 모태펀드(문화계정) 1차 정시 출자사업 수출 분야의 자펀드 위탁운용사(GP)들이 펀드레이징(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과거와 달리 투자 리스크(위험)가 커진 만큼 유한책임투자자(LP) 모집이 여의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7월 26일이었던 문화수출 펀드의 결성시기를 3개월 미뤘다. 연장한 기한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회사는 목표 결성금액까지 40억원가량을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펀드의 최소 약정총액은 375억원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이달 중으로 해당 펀드의 조성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화수출 펀드의 펀드레이징은 이지수 투자이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지수 이사는 문화 투자 전문 VC인 미시간벤처캐피탈 출신 심사역이다. 국내 지식재산권(IP) 산업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들을 발굴해 업계에서는 문화·콘텐츠 분야의 투자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영화 <오케이 마담>, <디바> 등이다. 지난해 콘텐츠 IP 스타트업 '디오리진'의 시드투자 유치를 이끌기도 했다. 디오리진은 2021년 5월 설립한 이후 1년 만에 누적 수주 금액 80억원을 달성하며 여러 투자기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 온 VC이기도 하다. 회사는 2008년 11월 결성한 '한국투자M&A조합 제14호'를 활용해 내부수익률(IRR) 70.05%라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해당 투자조합으로 큰 수익을 낸 포트폴리오 중 하나는 YG엔터테인먼트다. YG엔터테인먼트가 2011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투자한 원금(74억원) 대비 9배 이상인 687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외에도 회사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부산행>, <청년경찰>, <더 킹> 등에도 투자하며 영화투자업계에서도 눈에 띄는 안목을 자랑해오고 있다.
문화 영역에서 꾸준히 쌓아올린 투자 성과에도 회사가 문화수출 펀드를 결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콘텐츠 투자업계의 부진한 실적이 꼽힌다. 문화·콘텐츠 투자 전문 VC 관계자는 "문화 부문은 투자자들의 위험 부담이 큰 데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앞선 관계자는"영화의 경우 흥행한다고 해도 제작사나 유통사 등과 수익 배분을 하고 나면 정작 투자사들에게 떨어지는 몫은 현저히 적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현재 대형 기획사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신규 연예 기획사를 발굴해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콘텐츠 분야의 투자가 고위험 저수익 구조로 전개되다 보니 LP들의 출자심리도 얼어붙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모태펀드(문화계정) 수출 분야의 자펀드 GP로 선정된 4개사 중 한국투자파트너스를 포함해 ▲일신창업투자 ▲코나벤처파트너스 등이 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성시한을 늦췄다. 유일하게 스마트스터디벤처스만 380억원 규모의 '베이비샤크넥스트글로벌콘텐츠펀드'를 지난 7월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목표한 금액을 채우기 위해 5~6곳의 LP들을 더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달까지 펀드 결성을 마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문화 계정 수출 분야의 주목적 투자대상은 문화산업을 영위하는 중소·벤처기업 또는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 ▲해외 매출이 발생한 문화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소유하고 수익화하는 기업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20% 이상인 기업 ▲해외에 현지법인, 합작법인을 설립했거나 할 예정인 기업 ▲앞선 조건들을 충족하는 기업이 수행하는 작업 중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20% 이상인 프로젝트 등이다. 관련 분야의 자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는 해당 기업 및 프로젝트에 펀드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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