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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자산운용업계 연금상품 개발‧의결권 행사 필요"
이규연 기자
2024.09.05 11:20:37
"퇴직연금 혁신해 국민 노후 준비"…"관리자‧투자자로서 의결권 적극 행사해야"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1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환(앞줄 왼쪽부터 네 번째) 금융위원장과 서유석(다섯 번째) 금융투자협회장 및 자산운용사 10곳의 CEO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자산운용업계에 국민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연금 상품 다양화를 주문했다. 자산운용업계가 단기 수익에 치중해왔다고 비판하면서 기업 '밸류업'을 위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고령화 시대에 국민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자산운용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산운용업계가 안정적인 장기 투자 연금 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4일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연금개혁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13%로 끌어올리고 인상 속도를 세대별로 차등 적용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TDF(타깃데이트펀드) 위주인 해외 사적연금 시장을 보면 우리 시장 발전도 자산운용사의 역량에 달렸다"며 "정부가 연금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한 만큼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 개인연금도 혁신해 서민과 중산층의 노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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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방법으로는 AI(인공지능)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퇴직연금 샌드박스,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스템 구축 등을 들었다. 더불어 금융위는 사적연금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지속해서 논의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에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것도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자산운용업계는 단기적인 수익 추구에 치중하면서 장기 기업가치 제고에는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기업이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스스로 기울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자산운용업계가 관리자이자 투자자로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에서도 특정 자산이나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AI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인 상품을 많이 만들면서 투자 저변도 넓히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차원에서 자산운용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 예시로는 공모펀드 상장 및 펀드 비교 추천 서비스 등을 들었다. 혁신기업의 모험자본 유치를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에 필요한 입법 노력도 지속한다.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시장 발전을 목적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개인투자자가 1400만명을 넘어선 시대이지만 이들은 여전히 단기 특정 투자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부 충격이 올 때마다 손실이 커지는데 이런 주식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산업에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서 협회장은 자산운용업계 차원에서 9월 중에 발표될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상품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밖에도 펀드가 보유한 주식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하는 등 주주권리 행사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도 "전체 40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시장의 90%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라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적극 전환돼야 하고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는 9월 말 실적배당형 연금상품 '디딤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서 회장은 자산운용업계가 국민자산 형성을 지원하려면 장기투자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단기 투자는 비용 및 효과 측면에서 장기 투자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전문가를 통해 투자할 수 있도록 장기 투자에 따르는 인센티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산운용업계는 국민의 자산 형성 지원 및 기업‧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적극 참여하면서 국민 노후 대비와 모험자본 공급에 더욱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서 협회장 외에 자산운용사 10곳의 CEO들이 참석했다. 참여한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IBK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메리츠대체투자운용, 라이프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베어링자산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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