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DX)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입찰하기 위해 경쟁자인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는 승부수를 뒀지만, 불확실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수사는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으며, HD현대중공업의 불법이 인정돼도 사업 발주처인 방위사업청이 이를 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경찰은 KDDX 사업 추진과 관련해 지난해 8월과 12월,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왕정홍 전 방사청장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등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올해 2월 계약심의위원회를 통해 HD현대중공업에 행정지도 처분을 내리며 입찰참가자격을 유지시켰다.
이에 한화오션은 올 3월 HD현대중공업 임원을 대상으로 당시 발생한 부정행위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 촉구를 위해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후 방사청은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분쟁이 심화되자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사업 입찰을 수사 결과 발표 이후로 유보한 상태다.
관건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될지 여부다. 통상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은 직전 사업인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수주하지만, 한화오션이 자사 기밀을 불법 취득한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한 방식을 용인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면서 최초의 경쟁입찰 추진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특수선 및 방산 업계는 경찰이 한화오션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방사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력 개선 사업에서 계획이 밀린 사례가 KDDX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사업이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향후 유의미한 결과(상세 설계, 선도함 건조 등의 문제 없는 완수)를 낼 수 있을진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도 "방사청의 고민이 깊다"며 "한화오션의 반발과 여론을 고려해 일단 수사 결과가 나온 뒤 입찰을 개시하기로 했지만 내부에선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맡고 한화오션은 후속함 건조를 담당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KDDX를 비롯한 방위 사업의 주체는 방사청인 만큼 사업 추진 방식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입각한 경쟁 계약이 타당하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한화오션은 "법률과 규정에서 규정하는 경쟁 입찰의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기본 설계 수주가 과정부터 불공정했던 만큼, 이제라도 당사에 공정 경쟁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한편 방사청 관계자는 "KDDX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입찰 개시를 검토 중이며, 시점을 수사 결과가 나온 후로 잡은 것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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