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며 합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안건'에 반대결정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양사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그 파장에 주목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주식은 608만9654주로 지분율 6.28%다.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지만 최대주주인 SK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6%인 만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다고 해도 부결까진 어렵다. 다만 소액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탁위가 반대한 배경은 SK이노베이션 주주 입장에서 양사의 합병비율이 불합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이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보통주 기준시가, 비상장사인 SK E&S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1과 1.5의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한 값으로 산정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은 기업의 가치가 자산가치가 아닌 기준시가로 평가돼 지분가치가 희석됐다며 반발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된 시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6으로 역사적 저점에 있다. 상황이 이러니 수탁위 역시 SK이노베이션만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정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앞서 국내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역시 SK이노베이션 주주에게 불리한 방식이라며 반대를 권고했다. 지난 21일 서스틴베스트는 "동일한 최대주주를 둔 상장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회사 SK E&S 간 합병 과정에서 이해상충 이슈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산정됐다"며 "중장기적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시가 또는 자산가치 중 어느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하는지에 따라 지배주주인 SK와 일반주주의 합병회사에 대한 지분율 차이가 8%포인트 이상 발생하는 만큼 이해상충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 주요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은 SK E&S와의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좀처럼 주총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각 연기금의 지분율은 공시 의무가 없는 5% 미만으로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6월 연간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캘퍼스, 캘스터스가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주식은 각각 9만1755주, 2만419주다.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최근 발간한 의결권 자문 리포트를 통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상황이 이렇자 SK이노베이션이 별도 주주 소통 사이트를 개설하며 진화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일부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와 포털 네이버 등에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해 ▲합병 통합 시너지 ▲일반 주주 주요질문 및 답변 ▲임시 주주총회 소집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주일 넘게 주주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받아 작성한 질의응답 내용 등을 통해 일반 주주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명확히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과 방식으로 합병 관련 시너지와 비전 등에 대해 일반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