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이수앱지스가 2020년부터 매년 1건 이상의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을 이뤄내며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수요가 적은 희귀의약품과 난치성 신약 등을 필두로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까지 성공했다. 게다가 최근 항암제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회사는 향후 추가적인 기술수출 등으로 다양한 신약 연구개발(R&D)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앱지스는 지난 6월26일 미국 신약개발사(비공개)에 8550만달러(약 1200억원) 규모로 항암신약 후보 'ISU104'(성분명 바레세타맙)을 기술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ISU104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암세포 증식과 연관돼 발생하는 ErbB3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다. ErbB3는 기존 항암제에 약물 내성을 갖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향후 수술이나 항암요법, 방사선요법과 같은 암의 표준치료법으로 내성이 생긴 암 환자들에 대한 치료 효과도 기대된다.
이수앱지스는 희귀의약품을 기반으로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이 회사의 주요 품목으로는 국내 최초 항체 치료제이자 세계 유일의 항혈전 항체치료제 '클로티냅'이 있다. 클로티냅은 오리지널 의약품 '리오프로' 대비 높은 생산성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출시 후 2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60%를 기록했다. 이수앱지스는 해당 기술력을 기반으로 2009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어 2013년 고셔병치료제 '애브서틴'과 2014년 파브리병치료제 '파바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섰다. 고셔병과 파브리병은 선천적 유전자 결함으로 각각 지방질과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되는 질환이다. 회사에 따르면 애브서틴과 파바갈은 각각 시장에서 45%, 37%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수앱지스는 회사의 정체성 자체가 희귀질환과 항암, 난치성 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사명 앱지스(AXIS, Anti-Body+aXIS)에도 드러나 있듯이 기본적으로 항체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라며 "정체성 자체가 희귀질환과 항암, 난치성 질환에 포커싱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수앱지스에서 가장 매출액이 큰 품목은 애브서틴이다. 매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올 1분기 기준 54.05%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타깃 적응증인 고셔병의 글로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조원대에 불과해 시장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에 다른 대형 제약사들이 해당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이수앱지스는 이 점에서 시장 입지를 굳히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하지만 해당 약물만으로는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수앱지스는 항암제 'ISU104'나 알츠하이머 치료제 'ISU203' 등 영역 확장에 나섰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수앱지스는 지난해 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에는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수앱지스는 고마진 제품의 고성장에 따라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2.1% 증가한 717억원으로 전망되며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턴어라운드 기조에 힘입어 추진 중인 과제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경상연구개발비를 기존 제품 매출과 이익에서 커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본다"며 "이에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희귀 질환 치료제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ISU203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는 러시아와 CIS국가, 중동, ROW시장(동남아 등지)등을 중심으로 공략 중이지만 주변국으로 점차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선진국 시장까지 침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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