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GS건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GS이니마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GS건설은 원활한 매각이 가능하도록 소수지분 매각에 무게를 뒀지만, 최근 경영권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GS이니마의 몸값이 1조5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지분 일부 매각의 경우 비교적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인수 후보 찾기에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경영권 매각시에는 더 많은 현금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 GS건설로서는 소수지분 매각과 경영권 매각 중 어떤 선택지가 더 유리할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셈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GS이니마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GS건설의 재무건전성 개선 속도가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는 GS이니마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6000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GS건설은 GS이니마 지분 약 20%가량을 매각하는 방안과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데, GS이니마를 활용해 GS건설이 손에 쥘 수 있는 매각 대금은 최소 수천억 원에서 최대 2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분 100%를 매각하는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거래 규모는 기업가치를 훌쩍 뛰어 넘게 된다. 프리미엄을 30%정도로만 가정해도 2조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KB증권은 "GS이니마의 기업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지 않고도 최소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소수지분 혹은 경영권 등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유입될 현금 규모에 따라 GS건설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말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약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2조5000억원 대비 약 2000억원줄었다. 순차입금 규모는 1분기 3조1000억원에서 2분기 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총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차감해 구한다. 전체 차입금 총액이 5조5800억원에서 5조5100억원으로 줄었지만, 현금성자산의 감소 폭이 더 컸던 탓에 순차입금 규모는 증가했다.
순차입금이 증가한 탓에 GS건설의 순차입금비율은 1분기 62%에서 2분기 64%로 높아졌다, 순차입금비율은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순차입금 규모가 자기자본의 20% 이하일 때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GS건설의 순차입금비율은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16%에 그치며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편에 속했지만 지난해 말 59%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는 60%를 웃돌며 악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말 GS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의 규모는 2조3000억원이었는데,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유입된다면 GS건설의 유동성 여력은 단숨에 2배가량이 되는 셈이다.
현금 규모가 증가하는 만큼 순차입금은 줄어들고 순차입금비율 역시 하락하게 된다.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약 2조원의 현금이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순차입금비율은 20%대로 낮아질 수 있다.
문제는 조 단위 대규모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원매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데 따라 인수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GS건설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GS이니마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매각 대금으로 유동성 여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인데,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 규모를 키우게 되면 거래 종결까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거래규모를 줄일 경우에는 빠르게 거래를 종결할 수 있지만,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GS이니마의 경영권 매각 시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입이 예상돼 GS건설의 재무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상반기 GS이니마의 우수한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상향에 따른 추가 자금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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