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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兆' 부금선수금 활용법
이승주 기자
2024.08.06 08:00:22
②부금선수금 기반 고객 유치·투자 활동 전개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8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조업계가 저출산·고령화 기조 고착화에 거침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장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조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14년 300만명에서 올해 800만명으로 뛰었다. 불과 10년 전 상조업은 횡령과 배임, 먹튀 등 부정적 이슈로 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골칫덩이 취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300곳이 넘는 상조회사가 폐업하는 등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국내 상조업계는 과거의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 생애 전반을 케어하는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딜사이트는 국내 5대 상조회사의 경영 현황과 향후 사업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프리드라이프 쉴낙원 포항장례식장. (제공=프리드라이프)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의 부금선수금 활용법이 눈길을 끈다. 일정 수준의 보전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부금선수금을 수익성 확대 방안으로 활용, 3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 사업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프리드라이프의 부금선수금은 2조2964억원 수준이다. 이는 업계 2위인 보람상조그룹(1조4826억원, 선수금 기준 상위 6개 회사의 합)과 8138억원 차이를 보인다. 지난 2019년 양사의 부금선수금 차이가 1000억원 미만임을 감안하면, 프리드라이프의 성장세가 유독 돋보인다. 실제 프리드라이프의 부금선수금 규모는 2019년 9397억원에서 2023년 2조2315억원으로 연평균 24.14% 성장했다.


부금선수금은 고객이 장례·여행·웨딩 등 장래에 발생할 중요한 이벤트의 준비를 위해 미리 납부하는 할부금이다. 상조업계에선 부금선수금 규모가 커질수록 신뢰성 제고와 고객 유치에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압도적인 부금선수금을 기반으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섰다. 상조업에서 부금선수금은 '내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상징하는데, 이러한 신뢰가 다시금 신규 고객의 유입을 유도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 프리드라이프의 상조상품 유지구좌 수는 2020년 100만건에서 지난해 5월 200만건으로 증가했고 향후 300만건 돌파가 예상된다. 올해 3월 말 상조 서비스 가입자는 833만명으로 집계났는데 이는 4명 중 1명이 프리드라이프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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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업체는 고객에게 일정 금액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분류된다. 이때 상조업체들은 할부거래법에 따라 전체 부금선수금의 50%를 보전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에 프리드라이프도 우리은행, 신한은행, 수협은행, 하나은행, 아이엠뱅크(전 대구은행) 등 제1금융권 6개사와 부금선수금의 51%에 달하는 규모의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프리드라이프의 부금선수금 활용법이다. 프리드라이프는 올해 3월 말 기준 1조1743억원에 달하는 부금선수금 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예치금액은 1623억원(우리은행 1316억원, 신한은행 307억원)에 그친다. 이 경우 프리드라이프는 2조 1341억원(예치금액 제외)에 달하는 부금선수금을 수익성 확대를 위한 투자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95억원으로 25%, 영업이익률은 33%로 16%포인트(p) 늘었다. 이는 투자활동을 통한 금융 수익이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기 때문이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 2020년부터 부금선수금을 활용하기 위한 판을 만들어왔다. VIG파트너스는 2020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 뒤 자산운용본부를 설립하고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안정성 중심의 자산운용에 나섰다. 이는 상조업계가 연이은 부도 사태를 겪으며 선수금을 활용한다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분위기에서 이뤄진 결단이다. 이 결단은 4년 후 프리드라이프와 타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 차이(보람상조개발 2.5%, 교원라이프 0.1%, 대명스테이션 적자)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프리드라이프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자산운용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안정성 중심의 자산 운용을 하고 있다"며 "업계 1위의 성과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의미하는 만큼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계 '리딩 기업'으로 소임을 다하며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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