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탑머티리얼의 수주 잔고가 메말라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이차전지 공장을 건설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인데, 전기차 시장 불황 및 고금리에 따른 공장 증설 지연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나아가 탑머티리얼이 이미 공급계약을 맺은 수주의 기간도 연장되다 보니 매출 인식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탑머티리얼의 추가적인 수주 계약이 어려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탑머티리얼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751억원이다. 전년 동기 1498억원이랑 대비하면 49.9% 감소한 수치다.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탑머티리얼은 현재 이차전지 개발 및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과 고성능 전극을 제조 및 판매하는 전극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이 전체 매출의 95.6%를 차지하는 236억원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수주는 이 회사의 핵심이다.
탑머티리얼의 수주가 줄어든 것은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과 무관하지 않다.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 감소로 공장 건설을 계획한 회사들도 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주를 따낸 계약들도 지연되고 있다. 실제 탑머티리얼은 4건의 공급계약 지연 공시를 내기도 했다.
해당 계약들은 ▲2024년 5월6일→2024년 10월31일 ▲2024년 5월12일→2024년 7월31일 ▲2024년 6월15일→2024년 12월31일 ▲2024년 7월31일→2024년 12월31일로 밀렸다. 수주 잔고 부족과 계약들이 밀리면서 1분기 매출액도 2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3.9% 감소했다.
문제는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수주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 대형 배터리 기업들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캐즘을 이기지 못하고 공장 증설을 일시 중단하거나, 지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세컨티어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탑머티리얼의 경우 이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지금 계약된 수주가 지연된 것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물론 캐즘으로 지금 지연된 기존 수주가 다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국내 3사 배터리 기업들의 공장 증설도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탑머티리얼은 세컨티어 고객이 주력이다 보니 업황이 어느 정도 풀리지 않는다면 수주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탑머티리얼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역시 수주를 따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 중이다. 앞선 시장 관계자는 "탑머티리얼이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FP 양극재를 개발 했다"면서도 "시장에서 기대하는 건 시스템 엔지니어링이 아닌 양극재 쪽인데 이 역시 캐즘으로 수주가 올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 처음으로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규모는 344억원으로 기간은 2025년 12월20일까지다. 다만 공장 건설은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다 보니 실적에 당장 반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탑머티리얼 관계자는 "캐즘으로 현지 사정이 좋지 않아 수주가 지연됐다"며 "수주 잔고가 줄어든 것도 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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