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탑머티리얼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기존 영위하던 시스템 엔지니어링 및 전극소재 사업과 더불어 LFP 양극재를 직접 개발해 판매에 나설 채비에 나선 것. 탑머티리얼은 올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5일 탑머티리얼 관계자는 "LFP 양극재 생산라인 공장 건설이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공장이 완공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수주 협의도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LFP 양극재에 대한 샘플 테스트를 계속 진행 중인데 긍정적인 반응이 꽤 나오고 있다"며 "개발도 거의 끝난 상황이고 계속 발전시킬 부분을 찾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탑머티리얼은 지난 2월 LFP 생산라인 구축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탑머티리얼은 141억원을 투자해 3000톤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 마더라인과 대규모 생산라인을 완성할 예정이다. 나아가 오는 9월 평택에 양극재 공장을 착공해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탑머티리얼은 향후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총 연간 케파(생산능력)를 5만톤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탑머티리얼은 공모 및 사모 자금을 이용해 투자재원도 마련했다. 2022년 상장할 당시 공모된 600억원의 자금 중 487억원을 시설자금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제4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420억원 ▲제5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영구 전환사채 180억원 등으로 총 600억원을 마련했다.
탑머티리얼이 LFP 양극재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양극재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LFP 배터리 침투율이 2020년 17%에서 올해는 41%로 2026년에는 47%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그동안 삼원계 배터리에만 집중하던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소재 기업들도 LFP 배터리 양산 계획을 내놓고 있다.
현재 전기차용 LFP 배터리에서는 중국 CATL과 BYD가 점유율을 80%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분야에서 LFP가 인기가 높은 점도 탑머티리얼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이다. ESS 시장은 제자리에 고정돼 있다 보니 안전성이 더 높은 LFP 제품 선호도가 높다.
이런 가운데 전체 매출의 90% 이상 발생하고 있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시장이 캐즘으로 침체돼 있는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시장이 불황일 때 수주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탑머티리얼도 올해 1분기 수주잔고가 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9% 감소했다. 매출처 다변화가 필요해지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LFP 양극재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탑머티리얼의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다른 경쟁사들이 LFP 양극재 시장에 늦게 진입했다 보니 탑머티리얼이 해당 부문에서 앞서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고객사에서 탑머티리얼에 기대하는 것은 시스템 엔지니어링 보다 오히려 LFP 양극재"라고 말했다. 이어 "탑머티리얼은 다양한 해외 셀 업체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 체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올해 추가적인 양극재 업체로서의 부각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탑머티리얼 관계자는 "현재 계획된 케파는 일단 3000톤 규모"라며 "고객의 요청이 있고 수요가 늘어난다면 생산시설 증설을 통한 케파 확대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탑머티리얼은 시스템 엔지니어링 및 전극소재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올해 1분기 탑머티리얼은 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236억원, 전극은 8억원을 냈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매출 비중은 95.6%, 전극소재가 3.3%를 차지하고 있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이차전지 제조를 위한 파일럿 라인 또는 생산라인 전체를 일괄 수주해서 장비를 공급한다. 이어 설치, 시운전, 교육 등을 거쳐 고객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제조할 수 있게 컨설팅하는 턴키 방식의 프로젝트다. 전극소재는 우선 이미 상용화된 양극재, 음극재, 바인더, 도전제 등을 구매한다. 이후 탑머티리얼의 기술력을 활용해 다시 제조한 후 판매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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