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엔에이치엔여행박사(여행박사)가 이번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최대 피해 여행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상장 여행사들이 실적 턴어라운드를 맞은 것과 달리 아직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와중에 예상치 못한 미수금을 떠안게 돼서다.
3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박사가 티몬과 위메프에서 정산 받지 못한 금액은 9억원 가량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여행박사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수금이 안 된 돈이 있는 건 맞지만 세간에 알려진 추정치와는 다르다"며 "내부 방침에 따라 추정치 보다 적거나 많은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액수를 떠나 미수금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박사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로 분류되는 상장 여행사들과는 다르게 아직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업계 '빅4'(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투어‧참좋은여행)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연결‧별도기준)에 성공했다.
이와 달리 여행박사는 엔에이치엔(NHN)과 한 식구가 된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별도기준)을 이어가고 있다. 당해 11월 엔에이치엔은 336억원을 들여 여행박사 지분 77.56%를 확보하며 계열사로 품었다. 비상장사인 여행박사는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연결기준 실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여행박사도 여행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던 영업수익(매출)은 지난해 74억원으로 올라섰다. 비록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0억~3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읽힌다.
하지만 아직까지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어 경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지난해 여행박사의 영업손실은 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억원이 늘었다. 흑자 전환을 위해 한 푼이 아까운 상황에서 티몬, 위메프 사태로 말미암아 미수금을 떠안게 된 것이다. 끝내 정산을 못 받게 되면 해당 금액만큼 손실 인식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여행박사의 미수금이 안고 있는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박사는 자본잠식 탈출을 위해서도 흑자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행박사는 자본총계가 자본금에도 못 미치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비록 완전자본잠식에서는 탈출했지만 여전히 총 자본의 18% 가량이 잠식돼 있는 상황이다. 2021년 실시한 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무용지물에 그쳤다. 이후 증자분을 상회하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금을 또 다시 갉아먹었다.
여행박사 관계자는 "국내 IT(정보통신) 업계 강자인 엔에이치엔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영업부서 전체가 티메프 관련 업무에 매달리며 고객 피해를 최소화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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