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모두투어 오너일가를 비롯한 임원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서 눈길을 끈다.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최근 부진한 주가를 살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임원진 자사주 매입 카드에도 모두투어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후폭풍과 여행 수요 위축 등으로 당분간 주가 상승 동력이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 오너일가 1만6656주, 임원 7명 4160주 매입 주가부양 동참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전후로 모두투어 오너일가인 우종웅 회장과 우준열 부사장, 우준상 크루즈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두투어 임원 총 10명은 회사 주식 총 2만1266주를 매입했다. 같은 기간 우 회장은 전체 매입분의 44%에 달하는 9428주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크루즈인터내셔널은 모두투어 자회사로 우 회장의 둘째 아들인 우준상 대표가 수장직을 맡고 있다.
특히 우 회장의 장남 우준열 부사장과 차남 우준상 대표가 나란히 수천만원에 달하는 사재를 출연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 눈길을 끈다. 우 부사장은 4993만원을 투입해 4228주를 매입했다. 우 대표의 경우 3000주 매입에 3552만원을 지출했다. 우 회장의 주식 매입 관련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조재광·염경수 상무를 필두로 한 모두투어 임원 7명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모두투어 임원진이 사들인 주식수는 총 4610주다. 1주당 평균 취득단가와 전체 매수금액은 각각 1만2337원, 5661만원으로 집계됐다.
모두투어 운영기획본부 본부장직을 맡고 있는 이철용 이사는 임원진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1010주)을 사들였다. 이어 염경수 상무와 최성민 이사가 나란히 1000주씩 매입했다. 염 상무는 모두투어 영업본부 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며, 최 이사는 운영지원본부를 이끌고 있다.
상품본부 본부장인 조재광 상무는 이번 매입으로 오너 일가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개인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조 이사의 모두투어 총 보유주식수는 1만9699주(우리사주 일부 포함)로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의 보유분(1만9321주)보다 많아졌다.
◆ 임원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저점…"티메프 사태·여행수요 위축 악재"
모두투어 임원진이 일제히 자사주 매입에 뛰어든 배경에는 저점에 놓여 있는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모두투어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174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1만5700원과 비교해 25% 떨어진 수치다.
임원진들의 연이은 자사주 취득에도 불구하고 모두투어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단체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기 전인 7월 중순 주가가 1만2000~3000원대를 형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주가는 내림세를 띠는 실정이다.
문제는 모두투어 주가가 여행산업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시기에 비해서도 꺾여 있다는 점이다. 2021년 8월까지만 해도 모두투어 주가는 2만원대 초중반선을 유지했다. 3년 새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구조상 이렇다할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과거와 달리 여행사는 물론 야놀자·여기어때로 대표되는 여행플랫폼(OTA)과도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서 모두투어 온라인 대응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모두투어는 국내에서만 500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대리점을 운영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모두투어 주가에 치명타를 입혔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모두투어가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정산 받지 못한 수십억원이 손실 처리돼 경영부담을 가중 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수 소비 부진에 따른 여행 수요 침체 기류가 3분기까지 이어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모두투어는 자사주 매입을 필두로 주가 부양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임원진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자사주 취득을 포함해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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