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이번 티몬·위메프(티메프)사태에 휘말리며 연내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큐텐으로부터 17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차후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돼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수 있어서다. 순이익은 상장에 중요한 요소인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지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최근 발생한 티메프 사태로 최소 2000억원에 달하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해 4월 보유하고 있었던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1871억원으로 큐텐에 매각했다. 당시 야놀자는 미수금에 대해 큐텐 산하 물류회사인 큐익스프레스와 인터파크커머스의 주식을 담보로 설정했다. 주식 담보설정 금액은 228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티메프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만큼 모회사인 큐텐 역시 자금줄이 말라 야놀자에 매각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야놀자가 매각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담보로 설정한 큐텐 계열사의 주식 역시 현재 큐텐의 열악한 재무상황으로 시장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티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미수금이 발생했지만 회사 재무상황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데다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대금은 야놀자 자금 운용과 무관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미수금이 추후 야놀자의 당기순이익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상장을 노리는 야놀자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다. 당기순이익은 기업이 일정기간 동안 영업활동뿐 아니라 영업외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야놀자의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야놀자가 큐텐으로부터 미수령한 금액은 총 매각금(1871억원) 가운데 1681억원이다. 지급시기와 지급액이 정해지지 않아 이 미수금 중 31억원은 지난해 말부터 기타충당부채로 분류됐다.

통상 기업은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예상되는 미수금을 추산해 미리 비용에 인식하기 위해 충당부채를 설정한다. 이 경우 회계상 충당부채를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하다보니 당기순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야놀자는 큐텐으로부터 미수령한 미수금 가운데 충당부채로 설정한 31억원을 제한 1650억원을 이후 당기순이익에 반영할 여지가 남은 셈이다.

이에 더해 야놀자가 티메프에서 판매한 숙박·레저 상품의 판매대금을 정산 받지 못한 점도 회사의 수익성 위축에 일조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티메프로부터의 미정산 대금과 더불어 야놀자가 피해고객에게 보상하는 부담금을 합산하면 약 350억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에서 생긴 미정산 금액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 회사의 이익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영업이익이 축소되면 기업가치 평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된다.

현재 업계최고의 재무건전성을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야놀자는 올 1분기 기준 7368억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연결기준)을 보유 중이다. 다만 1년 안에 갚아야하는 유동부채가 6955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야놀자 관계자는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대금은 야놀자의 자금 운용과 무관하다"며 "상장과 관련해서 답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