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온이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설립한 합작사(JV) 블루오벌SK에 출혈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온은 자발적 출자란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울며 겨자 먹기'식 투자로 보고 있다. 과반 이상의 지분을 유지 못해 경영권을 뺏길 경우 해외 JV 설립 근거가 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최악의 경우 생산중단에 처해진다는 이유에서다.
SK온은 최근 미국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에 최대 5556억여 원을 추가 대여하기로 했다. 블루오벌SK의 7779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지원이며, 대여기간은 오는 15일부터 내년 6월까지 약 1년 간이다. 블루오벌SK는 SKBA와 포드가 지분 50%씩 보유한 JV로, SK온엔 손자회사다.
SKBA는 현재 블루오벌SK의 켄터키 공장과 테네시 공장의 케파를 2025년까지 43GWh씩 확장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캐즘(수요의 일시적 정체) 장기화로 이차전지 업계 톱티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과 SK온의 유동성을 고려하면 SKBA의 이 같은 투자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실제 SK온은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단 한번도 흑자를 달성한 적이 없다. 올 1분기만 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았으멩도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울러 3월말 기준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12조4532억원에 달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근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30년물 영구채는 표면이자율이 6.4%에 달하는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이렇다 보니 SK온이 산업기술보호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블루오벌SK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산업기술보호법상 해외 JV는 자국 기업이 경영권을 보장 받는다는 전제 하에서만 허용된다"며 "SK온 경우 블루오벌SK 지분율이 50% 아래로 낮아지면 경영권이 포드로 넘어가므로 (생산) 기술 자체를 미국으로 반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권을 상실하면 해외 진출에 대한 심사를 새로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의 설명처럼 산업기술보호법 제11조의 2에 따르면 국가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 등이 해외 인수·합병·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 미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미신고나 허위 신고 시 국가 핵심 기술의 수출 중지·금지 또는 원상회복을 명령 받을 수 있다. 해외 합작 투자가 경영권 보장이라는 조건 아래 승인된 만큼, 지분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 허위 신고로 간주돼 현지 법인 내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SKBA의 투자 무게가 SK온을 넘어 SK이노베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단 점이다. SK온은 이번 SKBA향 추가 대여 외에도 SKBA가 지난달까지 상환했어야 할 2조837억원의 상환기한을 올해 12월로 6개월 연장해줬다. 더불어 지금까지 대여해준 자금만 해도 2조6393억원에 달하고, 올 3월말 기준 4조5225억원의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SK온이 SK이노베이션의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SK온의 미국 사업에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SK이노베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당초 설정한 지분율에 따라 투자했을 뿐"이라며 "블루오벌SK 경우 미국 에너지부(DOE)의 최대 92억달러(약 12조7400억원)에 달하는 저리 대출을 승인 받은 만큼, 이 회사에 대한 거액의 자금 조달 이슈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 업계의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블루오벌SK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5년을 기점으로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앞선 SK온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전문지 인사이드EV의 통계에 따르며 올해 2분기 F-150 라이트닝과 E-트랜짓, 머스탱 마하-E 등 포드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약 2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1%나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비중은 4.7%로 전년 동기(2.9%) 대비 상승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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