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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현준 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제안 응답할까
박민규 기자
2024.07.11 07:00:18
오너일가 조 전 부사장 만든 프레임에 갇혀 어떤 형태든 답변 내놓을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제공=효성그룹)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사회공헌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동생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요청에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고 있는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부친 故조석래 명예회장이 남긴 상속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데 형제들이 뜻을 모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효성 오너 일가가 조 전 부사장의 과거 행적은 물론, 최근 행태 역시 괘씸하다고 판단해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관측 중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효성 경영권에는 전혀 관심 없다"며 "부친에게 물려받는 상속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에게 수 차례 해당 내용을 전달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를 빌어 내 제안을 수용해 주기를 형제들에게 간곡하게 청한다"고 호소했다.


재계에서는 효성 오너 일가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조 전 부사장이 과거 그룹의 비리를 폭로했을 때와 같이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것에 대한 불쾌감 때문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모친인 송광자 여사와도 만남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법률대리인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전달한 것 자체를 괘씸하게 비춰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이 평소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효성이 되겠다'고 강조해 왔던 것을 고려하면 조현문 전 부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가족 간의 갈등부터 풀고 해당 입장(상속분 사회 환원)을 밝혀도 될 일인데, 법률대리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 받는 형태가 또다시 연출되다 보니 효성 오너 일가 역시 어떠한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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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효성 오너 일가의 앙금 역시 깊다는 점이다. 효성 오너 일가는  조현문 전 부사장의 ▲사회 공헌을 통한 선친의 유지 계승 ▲화해 등 주장은 명분일 뿐 진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이 ▲고소 취하 ▲상속 집행 ▲지분 정리를 통한 완전 계열 분리 등 3가지 제안에 공동상속인들이 무응답을 지속한다면 유류분 청구 소송을 비롯해 모든 법적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조현문 전 부사장의 기자간담회 당일 효성 측은 "지금이라도 부친의 유훈을 받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다행으로, 가족 간에 진정으로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선친의 장례가 끝난 지 벌써 3개월이나 지났는데 생존해 계신 어머니께 말 한 마디 없이 시간 되면 찾아뵙겠다는 얘기만 들으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조현문 전 부사장이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배경이 세금 때문일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부친의 상속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고 공동상속인들이 이에 동의, 협조하면 상속세를 감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조현문 전 부사장의 상속분은 1000억원 안팎이며, 상속세를 내고 나면 절반 정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세금 감면과 함께 명분도 챙길 수 있기에 이러한 선택을 했을 것이란 게 일각의 시각이다.


한편 조현문 전 부사장이 공식 석상을 통해 그간의 제안들을 공론화한 만큼 효성 오너 일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는 쉽잖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사회공헌과 화해 등 도의적이고 사회 정서에 부합하는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특히 형제 간의 '화해'는 선친이 눈을 감기 전까지 풀지 못한 숙제였다. 조 전 부사장이 '형제의 난'을 일으킨 당사자지만 그가 내민 화해의 손을 조현준 회장 등이 외면한다면 조 명예회장의 유지를 저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 등 효성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짜놓은 프레임에 갇힌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반 대중들은 조 전 부사장을 용기 있는 내부고발자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속분을 공익재단 설립에 전액 출연하겠다고 밝혔고, 본인이 겪었던 부당한 일도 먼저 용서하겠다고 나선 터라 효성 오너 일가 입장에서 묵묵부담으로 일괄 시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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