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KDB산업은행(산은)이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에 대한 배당자금 유보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최대주주인 HMM으로부터 받을 배당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산은은 제194회, 제195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에 대한 주식전환을 결정했다. 남은 영구채에 대한 주식전환까지 모두 마무리 될 경우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산은은 최소 2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21일 최대주주인 산은의 보유 지분율이 기존 29.79%에서 30.87%로 1.08%(주식수 2000만주)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유 중인 '제195회 CB에 대한 주식전환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제195회 CB는 2019년 6월27일 2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30년 만기(영구채) 채권으로 전환가능 주식수는 4000만주다. 이에 따라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2000만주가 늘어나게 됐다. 앞서 산은과 해진공은 1000억원 규모로 2019년 4월 발행된 제194회 CB를 총 2000만주의 보통주로 주식전환 한 바 있다.
오는 10월에는 194회, 195회 CB를 합한 것보다 2배 이상 큰 6600억원 규모의 제196회 CB에 대한 주식전환도 예고돼 있다. 196회 CB에 대한 전환가능 주식수는 1억3200만주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94회, 195회 등 잇따른 영구채 주식전환 결정으로 산은과 해진공이 남은 영구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짐작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가장 규모가 큰 196회 CB에 대한 주식전환이 완료되면 산은과 해진공의 보유 주식수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작년 말부터 홍해 사태로 최근 해운 운임이 급등함에 따라 HMM의 실적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향후 공격적인 배당정책을 펼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3475.60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96.3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HMM이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는 올해 HMM의 공격적인 배당정책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HMM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도 올해와 같이 주당 700원의 배당 정책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산은과 해진공이 받을 추가 배당금은 총 1344억원에 달한다. HMM은 1년에 한번 정기주총에서 의결해 결정한다.
산은이 보유한 기존 주식에 제194회~제196회 CB 주식전환으로 늘어난 주식수를 더하면 총 208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는 셈이다. 내년 4월 제197회 CB까지 모두 주식전환이 완료되면 2026년 산은이 받을 수 있는 배당금 추정액은 2584억원으로까지 늘어나게 된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최근 정부 배당을 일정기간 유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정작 자신들이 HMM을 통해 받을 배당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주주 친화정책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지분을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외부에서는 배당 잔치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석훈 산은 회장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본확충 방안으로 산은이 실시하고 있는 정부 배당을 일정 기간 유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독일재건은행(KfW)이 정부에 배당을 하지 않고 순이익 전부를 유보해 정책금융에 재투자하는 것처럼 산은도 순이익을 내부에 유보하면 현금 증자와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산은은 정부에 매년 4000억~5000억원 정도의 배당을 해왔는데, 이를 향후 3년만 유보해도 1조5000억원의 증자 효과가 발생해 15조원의 대출 여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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