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처음으로 조성하는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전용 펀드에 단 4팀만 지원하며 다소 부진한 흥행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CVC 전용 펀드가 모기업과 협업해 투자 대상을 발굴해야 하는 등 투자 조건이 까다롭고 출자액도 비교적 적어 운용사들이 지원을 망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장금융은 기술혁신전문펀드 5호 'CVC 스케일업' 분야 위탁운용사(GP) 지원 현황을 공개했다. ▲세아기술투자·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Co-Gp) ▲CJ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등 총 4곳의 운용사가 손을 들었다.
해당 분야에 제안서를 낼 수 있는 운용사는 CVC로 한정됐다. 지난 2022년부터 대·중견 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 혁신 촉진을 위해 CVC 펀드를 조성해오던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조가 반영됐다. 성장금융이 CVC만을 대상으로 한 출자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였다.
특히 이번 CVC 스케일업 분야는 지원 허들을 낮췄다는 점에서도 흥행이 점쳐졌었다. 공정거래법상 CVC는 일반지주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투자회사다. 이들은 펀드를 조성할 때 모회사(계열사 포함)가 출자금의 60%를 의무적으로 부담하는 등의 출자 제한을 받고 있다.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CVC는 총 12개에 불과하다.
다만 이번에 진행한 출자사업에서는 투자 주목적을 고려해 비금융 산업계 모기업을 보유한 벤처투자회사 모두 지원 가능토록 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해당 기준에 부합한 국내 CVC는 200개 가량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원 가능한 CVC 가운데 약 2%만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이번 CVC 스케일업 분야가 다소 부진한 흥행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CVC 스케일업 분야의 투자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을 흥행 부진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해당 분야에 선정된 운용사는 국가첨단전략산업 또는 초격차프로젝트 분야에서 모기업(계열사 포함)과 기술 이전, 연구 위탁 계약 등으로 협력 관계를 가진 국내 중소·중견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모기업과 전략적으로 연계해 투자 대상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수 운용사들이 지원을 꺼렸다는 해석이다.
출자액이 크지 않으면서 바늘구멍이라는 점도 CVC들에게 부담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분야는 총 1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성장금융이 200억원을 내려준다. 지원한 운용사가 많지 않음에도 경쟁률이 4:1에 달한다. 이에 전략적 차원에서 비슷한 규모의 다른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같은 날 개시한 AI 기반 신산업 분야의 경우 총 8곳의 운용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AI 기반 신산업 분야는 성장금융이 2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총 700억원을 출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CVC 스케일업 분야의 경우) 성장금융이 처음으로 CVC 전용 펀드를 출범하고 지원 허들도 낮춰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아서 놀랐다"며 "출자액도 다른 사업과 비교해 적고 모기업과 협업해야 하는 등 투자 조건도 까다로워 다수 운용사들이 전략적 차원에서 다른 출자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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