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출범 10개월차에 접어든 김영섭호의 KT가 부진한 사업부문을 축소 또는 정리하며 군살 빼기 경영을 통한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대신 미래 성장동력이자 핵심 사업인 인공지능(AI)에 역량을 집중, 'AICT(AI+ICT) 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영섭 대표의 경영 색깔은 10개월째를 맞아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경영효율화를 목적으로 대체불가토큰(NFT), 중고폰, 헬스케어 등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축소한 반면, 기업의 영속성이 달린 AI·ICT 분야에에서는 인재 확보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 1분기 KT에서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과 NFT 발행·관리 플랫폼 '민클' 등 2개의 사업이 사라졌다. 그린폰은 KT가 지난 2012년 시작한 중고폰 대면 거래 서비스로, 전국 KT 매장에서 중고폰을 직접 구입하거나 팔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중고폰 거래가 비대면으로 기울면서 올해 1월 운영을 종료했다.
민클은 지난 2022년 출시된 서비스다. KT위즈 등 자사 지식재산(IP)을 활용한 NFT를 발행해왔다. 하지만 NFT 인기와 이용자가 급감, 수익화가 어렵다는 판단에 올해 3월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최근 기업간거래(B2B)용 메타버스 '메타라운지'도 종료 절차를 밟았다. 이는 고객사 확보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KT는 올해 초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도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2월 130억원을 투입해 현지 의료법인 'KT 헬스케어 비나'를 설립,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하노이에 3300㎡ 규모의 건강검진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헬스케어 사업 방향을 갑작스럽게 변경, 현지 법인 인력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 헬스케어 비나의 매출은 0원, 순손실은 7억2100만원으로, 이를 고려하면 현지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펼치기에는 환경 자체가 녹록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 KT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AI 등 ICT 분야는 활기가 돌았다. KT는 김 대표의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인 매스프레소와 업스테이지에 각각 100억원씩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10월에는 그동안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던 자체 LLM '믿음'을 출시, AI 컴퍼니로의 출발을 알렸다. 올 1월에는 그룹 차원에서 국내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총 3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고, 2월에는 AICT 컴퍼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김 대표가 AICT 기업 도약을 위해 세운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AICC(AI고객센터) 등 통신 사업에 AI를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IT 및 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에 AI를 접목해 금융·공공 등 분야별, 고객관계관리(CRM) 등 업무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사용자 시청 패턴을 분석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AICT 컴퍼니 전환을 위한 필수 인력도 올해에만 1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다만 김 대표의 경영효율화 기조가 구현모 전 대표의 흔적 지우기 작업 아니냐는 의문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후 KT가 정리한 사업 상당수가 구 전 대표가 공을 들였던 사업이기 때문이다. 본업인 통신 분야도 AI·ICT 만큼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지난해 9월 LG유플러스에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회선수를 역전 당한 바 있다. 휴대폰 가입 회선도 지난 2022년 10월 이후 1년 6개월째 감소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0개월 동안 김 대표 입장에서는 전임자 색채를 지우는 작업이 다소 필요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취임 2년차인 만큼 본인의 색을 찾는 데 더 집중하고 이를 성과와 연결시키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구조상 정치권과 정부 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점이 존재한다"며 "이는 KT가 AI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방해 요소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일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기업용 메타버스의 경우 시범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라며 "성장성과 시장 환경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시장 환경이 바뀌면 전략 수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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