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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사업' 된 ECC
박민규 기자
2024.04.25 07:01:14
②업황 탓만이 아냐…수요 제한적인 고객·아이템 지적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미국 법인(LC USA) 공장 전경 (제공=롯데케미칼)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이 미국법인(LC USA)의 배터리 소재 생산을 검토 중인 이유는 LC USA조차 '한계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와중 전쟁 등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이슈까지 잇따르면서, 조 단위 투자금 회수는커녕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도 힘들어진 까닭이다.


LC USA는 2014년 롯데케미칼이 미국 에탄분해설비(ECC) 기업인 웨스트레이크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JV)다. 양사는 ECC 및 에틸렌글리콜(EG) 생산공장 건립에 31억달러(약 4조3000억원)을 투자, 현재 연간 에틸렌 100만톤, EG 70만톤을 생산 중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LC USA에 큰 기대를 걸며 자본 증자에만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쏟아부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LC USA의 지분은 롯데케미칼이 90%, 웨스트레이크가 10% 보유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LC USA에 투자를 단행할 당시만 해도 ECC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미국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ECC 사업이 나프타분해설비(NCC) 대비 30~40%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2019년 LC USA의 상업생산을 시작했을 당시 7월 시황 기준으로 연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저가 에탄 기반 시설이니 만큼 원가경쟁력 확보로 중국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21년을 제외하곤 LC USA가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며 롯데케미칼의 수익만 갉아먹고 있어서다. 최근 3년만 봐도 메트릭톤당 에탄 평균 가격은 2021년 230달러, 2022년 359달러, 2023년 182달러로 원가 부담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1433억원, 2022년 -364억원, 2023년 -451억원 순으로 적자전환 후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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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LC USA의 이 같은 결과가 고객 포트폴리오와 아이템 선정 등 '전략의 실패'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 USA의 주 수익은 EG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데, 문제는 EG가 돈을 못 번다"며 "같은 에틸렌을 공급받아도 웨스트레이크는 폴리 염화 비닐(PVC)을 만들며 수익성을 방어하는 반면, LC USA가 생산하는 EG는 차량용 부동액용으로 수요처가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롯케미칼은 (미국 EG 생산 원가가 싸니까) 한국 EG 공장의 아시아향 수출 물량을 LC USA로 돌렸는데, EG 아시아 판가도 엉망이다"며 "중국 석유화학 시설 증설로 EG 생산 설비도 대거 늘면서 공급 과잉 국면"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중국의 석유화학 공장 증설이 줄면서 EG 등의 공급 과잉 문제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LC USA는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EG 등의 시황 반등 기미가 보이기는 했으나 '반짝'이었고, 최근 미국 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 운행 차질에 운임료가 치솟으며 가격경쟁력도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외에도 시장 전반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고유가 환경에서 ECC가 NCC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공식도 깨졌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이 LC USA의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LC 타이탄과 롯데케미칼파키스탄리미티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지분 등이 매각 대상 자산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와중 LC USA는 단 한 번도 거론된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LC USA는 국내 업계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미국 진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투자라는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 LG화학을 비롯해 한화그룹, 대림산업(현 DL케미칼) 등 다수 국내 화학사가 미국 진출을 검토했지만, 유해 물질 누출 등에 대한 엄격한 환경 규제와 엄청난 규모의 벌금 등 페널티가 사후 운용 리스크로 꼽히면서 결국에는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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