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한양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늘어난 수주잔고와 예정 사업 계획 등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1조원대 매출이 예상되지만, 높아진 원가율로 수익성 개선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072억원으로 전년(6797억원) 대비 62.9%(4275억원) 증가했다. 2020년 한양 매출이 553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새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양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44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240억원,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1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한양 관계자는 "종속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연결기준으로 손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의 종속기업은 총 13개사다. 이들 회사 중 지난해 흑자를 낸 곳은 전혀 없다. 특히 광양지아이와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은 각각 55억원과 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내림세다. 한양은 2020년 9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21년 254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201억원까지 떨어졌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매출원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021년 5907억원이던 매출원가는 지난해 1조397억원까지 치솟았다. 원가율도 같은 기간 86.9%에서 93.8%로 6.9%포인트(p) 상승했다.
한양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다"며 "이는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기조"라고 말했다.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지난해 한양의 영업현금흐름(OCF)은 151억원으로 전년(486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도 838억원에서 5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현재 한양의 재무안정성이 양호한 수준이기 때문에 실적 악화가 당장 회사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한양의 부채비율은 133.7%로 전년(137.9%) 대비 4.2%포인트 낮아졌다.
건설사의 경우 통상 부채비율이 300%를 웃돌 경우 재무건전성이 위험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한양의 부채비율이 2019년(71.1%)과 2020년(73.9%)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26.8%에서 23.3%로 3.5%p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양의 총차입금은 3414억원이다. 이중 단기차입금(974억원)을 비롯한 유동성사채(1149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114억원) 등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는 2321억원으로 전체의 68%에 달한다. 단기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이지만, 한양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2421억원)이 충분해 대응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양은 늘어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올해도 1조원대의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양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4조7000억원이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은 약 1만2000가구로 2022년 분양 물량(1만2550가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수주잔고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올해 분양 예정 물량도 지난해와 비슷하다"며 "미착공 수주잔고도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원가 부담 확대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양은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회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한양 관계자는 "꾸준히 수주채널을 다변화한 결과, 올해 정비사업과 공공공사 등에서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이미 수주한 사업장에 대한 도급금액 증액합의를 올해 실적에 본격 반영한다면 수익성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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