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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곱하면 되잖아요"
박휴선 기자
2023.01.30 08:31:35
CEO의 무성의한 답변에 회사의 미래는?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8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최근 한 기업의 기자 간담회에 다녀왔다. 회사의 실적 전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사업부문 대표는 직접 곱해보라고 답했다. 그날 간담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한마디이기도 하다. 과연 대표가 할 만한 답변이었을까.

취재진의 질문은 "해외에 생산단지를 구축한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한 매출이나 영업이익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였다. 대표는 "그냥 곱하면 나오잖아요? 가격 기준으로 현재 기존 캐파와 신규 캐파 비교해서 계산하시면 대충 매출 규모는 나옵니다"고 답했다.


맞는 말이지만 실망스러웠다. 맞다. 곱하면 나온다. 그러나 질문이 부실했던걸까, 답변자의 공감이 부족했던걸까. 순간 간담회장은 싸늘해졌다. '곱해봐라'보단 탄탄한 사업전망이나 거창할지언정 자신의 포부에 대해 멋지게 이야기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회사는 업황이 저조함에도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업이다.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 우수한 실적을 창출했기에 '멋진 비전과 전략을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던 간담회였다. '비전과 전략'을 듣고자 했던 취재진들의 기대는 '곱하면 된다'는 한 마디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당연히 유치원생에게 알려주듯 A부터 Z까지 차근히 설명해줄순 없다. 하지만 사업 전망을 묻는 질문에 '알아서 계산하라'는 식의 답변은 회사의 사업군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가 할 만한 적절한 대답이 아니었다. 그런 말은 그 회사를 다니지 않는 사람도 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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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그뿐만이 아니다. 기자들을 불러모은 간담회에서 대표의 전반적인 답변 태도는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보여주고 있었다. 대표가 바뀌지 않는 한 말이다.


생각은 말이 되고, 태도가 되고, 인생이 된다. 대표도 사실상 사람인지라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와 태도는 다르다. 간담회에서 그 대표의 말이 실수였는지 태도였는지는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의 굳은 분위기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열흘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번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여진다는 의미다. 막강한 권력도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10년도 채 유지하기 힘들다. 운이 좋고 잘 나갈 때가 가장 위험한 때임을 알고, 초심을 찾아 다시 겸손하게 임해보면 어떨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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