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플라이강원이 올 1분기 중 대규모 투자유치에 나서기로 공언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사는 회사를 지배하는 주원석 대표(사진)의 지분이 얼마나 희석될 지에 쏠리고 있다. 현 시점에선 회사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만큼 투자 규모에 따라 지배력이 흔들릴 가능성이 상존하는 까닭이다.
플라이강원이 자금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큰 틀에서 ▲항공운항사업 정상화 ▲재무구조 개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작년 3분기 누적기준 플라이강원의 국내선 및 국제선 점유율은 각각 0.9%, 0.04%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항공기 2대를 반납, 3대 뿐인 항공기로 국내선(양양-김포·제주·여수)과 국제선(클라크필드·하노이·호치민·나리타·타이베이)을 운행하고 있어서다. 또한 플라이강원은 작년 1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항공화물운송사업 면허도 취득한 터라 항공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항공운항사업 유지를 위한 자본잠식 해소도 급선무다. 현행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자기자본이 50% 이상 잠식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후에도 항공사의 자본잠식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항공운송사업 면허도 박탈할 수 있다.
플라이강원의 상황을 보면 2021년말 자본과 자본총계는 각각 135억원, 31억원으로 자본잠식률 77.1%로 집계됐다. 이어 작년 9월 말에는 결손금 확대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119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아들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플라이강원은 작년 민선 8기 출범 이후 지자체로부터 모기지 항공사에 대한 지원금이 끊긴 터라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시장에선 플라이강원이 투자유치에 성공한다면 이 같은 사업 및 재무구조 이슈에서 한 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이후 해외여객 수요가 반등한 만큼 운항 실적으로 항공기 리스료를 부담하는 한편, 잔여 재원은 자본확충에 활용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단 점에서다.
문제는 플라이강원이 항공기 도입 초기 비용상승분과 자본잠식 탈피라는 두 토끼를 잡을 경우 주원석 대표의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단 점이 꼽히고 있다. 작년 9월말 기준 주원석 대표와 ㈜아윰 등 플라이강원 특수관계자의 보통주 지분율은 54.2%에 달한다.
하지만 전환우선주를 포함할 시 이들 지분은 44.2%로, 올해 중 전환사채(CB) 물량까지 더해지면 42.7%까지 떨어진다. 앞서 CB 발행 당시 인정받은 플라이강원의 기업가치가 98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메자닌채권으로 100억원 이상 조달 시 오너 측 지분율이 30%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는 셈이다.
100억원대 투자유치로는 기업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작년 9월말 기준 플라이강원이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277억원이다. 여기에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초기 리스료 및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 등으로 흑자전환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주주들의 지분이 추가 희석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해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계속해서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고 현재는 여러 대기업들도 투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까진 투자유치를 어떤 방식으로 할 지 구체화하진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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