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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만난 '미르2'로 기사회생
류세나 기자
2020.10.19 07:16:21
① 단 돈 '3억'에 中판권 계약…론칭 2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성장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4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게임사 셩취(옛 샨다게임즈)의 얌체식 비즈니스가 다시 노골화하고 있다. 과거 국부유출로 논란을 빚었던 한국 자회사 액토즈소프트를 여전히 자금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정황들이 최근 곳곳에서 재차 포착되고 있다.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악용해 웃돈 매각, 헐값 재매입 등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는가 하면, 해외사업 확장을 명목으로 보유 현금을 탈탈 털어 홍콩으로 퍼나르게 한 것도 벌써 3년째다. 급기야 최근엔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핵심자산인 '미르의전설' 사업부문 물적분할까지 결정했다. 그룹 게임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결정이란 게 회사의 공식입장이지만, 업계 사이에선 액토즈소프트를 앞세운 셩취의 국부유출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셩취와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세대 온라인게임으로 꼽히는 '미르의전설2(개발 위메이드)'가 두 회사의 매개체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셩취는 다 쓰러져 가던 상황이었는데, 벼랑 끝에서 만난 '미르2'라는 황금 동아줄을 덕에 단숨에 중국 넘버3 게임사로 올라서게 됐다는 점이다. 그리곤 2004년 말 성공의 발판이 됐던 액토즈의 경영권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 한국서 설 자리 없어 중국 갔다가 '대박'



서로 다른 국가에 적을 두고 있던 두 회사가 한 지붕 아래 있게 된 계기를 설명하기 위해선 매개가 된 '미르의전설2(이하 미르2)'의 시작부터 짚고 넘어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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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2'는 90년대 후반 액토즈에서 '미르의전설1'을 만들던 박관호 개발팀장(현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이 독립해 세운 회사(위메이드)에서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게임이다. 개발은 위메이드가 했지만 '미르2' 근간이 액토즈소프트 자산인 '미르1'이라는 점에서 두 회사는 미르 시리즈에 대한 공동 저작권을 행사키로 2000년 합의한다. 이 같은 계약이 성립할 수 있었던 까닭은 '미르'를 가장 잘 아는 박 의장에 의한 '미르' 개발 DNA를 잇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먼저 출시한 전작 '미르1'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작품이 아니었다는 데에 있다. 


자연스레 후속작인 '미르2'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고, 시기적으로도 지식재산권(IP)에 대한 개념도 잘 없던 때라 두 회사간 저작권 양분은 큰 마찰 없이 합의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는 IP 공유와 더불어 액토즈가 위메이드의 지분 40%(6000만원), 그리고 미르 시리즈 매출액의 20%를 로열티 명목으로 받는 형태로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미르2 '출시 당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1998년 출시된 같은 MMORPG 장르인 '리니지' 아성이 여전히 철옹성처럼 단단했다. 2000년 12월 말(넷파워) 기준 '리니지' 점유율은 25.0%, 미르 시리즈는 1(0.36%)과 2(2.0%) 모두 합쳐도 점유율이 2.5%도 채 되지 않았다.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던 '미르2'가 눈을 돌린 곳은 신흥시장인 중국이었다. 셩취와의 연결고리도 이때 만들어졌다. 첫 시작은 중국 독점 퍼블리셔(배급사)였다. 


그 당시 셩취는 중국의 숱한 중소게임사 중 한 곳에 불과했다. 액토즈·위메이드 역시 중국 성공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임 개발력은 물론이고, 인터넷 인프라, 게임 이용률 등 모든 측면에서 중국은 한국에 크게 뒤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액토즈·위메이드는 셩취와 계약 도장을 찍었다. 2001년 7월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곧바로 같은 해 11월 '미르2'의 정식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상대적으로 인터넷망이 잘 깔려 있던 상해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속히 불어났다. 1년 만에 최고 동시접속자 수 60만명을 넘어섰고, 출시 5년 만인 2005년엔 중국 동시접속자수 80만명을 기록해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박관호 의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당시 '미르2'의 인기를 설명하며, "북경대 교수들이 '미르2'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한다며 실제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르2'는 서비스 10년째인 2010년 말엔 국내 단일게임 사상 최대치인 누적매출 2조2000억원(로열티 배분 전 기준)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IP인 '리니지'가 출시 15년 만에 누적매출 2조원을 달성한 것에 비견하면 당대 '미르2' 위상이 보다 와 닿는 대목이다. 실제 '미르2'는 중국에선 현지 온라인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게임으로 평가받는 것은 물론 중국서비스명(전기)을 딴 이른 바 '전기류'를 표방하는 숱한 아류작들도 나오게 했다. 


◆ 액토즈, '미르' 매출 의존률 90% 달해



'미르2' 중국 대흥행 덕에 액토즈소프트 역시 실적에 날개를 달게 됐다. 셩취의 로열티 미지급 사태,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와의 주식인도청구소송·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 등 잇단 분쟁 속에서도 실적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했다. 


2000년 51억원에 불과했던 액토즈의 연매출은 '미르2' 출시 첫 해인 2001년 110억원, 2002년 215억원, 2003년 464억원 등 매년 배수로 뛰었다. 특히 중국 출시 이듬해인 2002년 중순부터 셩취가 기술지원 미비 등을 이유로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르2'의 실질적인 매출 기여도는 더욱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1월25일 액토즈 공시에 따르면, 셩취 측은 2002년 7월분 로열티의 10%와 8~9월분 약 102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액토즈의 2001년 매출의 9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를 실적에 대입하면 액토즈의 2002년 실질 매출은 3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2% 확대된 수준이었던 셈이다. 이 경우, 전체 매출에서 '미르2'가 차지하는 비중도 공시된 수치(85.1%)보다 4.8%p 높은 89.9%로 늘어나게 된다.


'미르2' 성공으로 현지 퍼블리셔인 셩취 역시 대반전 드라마를 썼다. '미르' 서비스 전 셩취는 인터넷 사업 실패로 20명 남짓 남은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셩취 창업자인 천톈차오 전 회장 눈에 들어온 건 중국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는 '미르2'였다. 중국에선 찾아볼 수 없던 영상미와 간편한 조작 매뉴얼이 '돈이 되겠다' 싶었다고 한다. 그는 남은 자금을 탈탈 털어 30만 달러(약 3억원)를 주고 액토즈와 중국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안목은 적중했고, '미르2'는 론칭과 동시에 대흥행을 기록했다. 그때까지 무명이었던 셩취도 단숨에 현지 매출 TOP3 게임사로 치고 올라갔다. 천톈차오 전 회장은 3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중국 최고의 부자반열에 올랐고, 현재도 손에 꼽히는 IT 전략가로 칭송 받고 있다. 후에 그는 중국 관영 CCTV에 출연해 '미르2'를 만나기 전 힘들었던 시기를 회고하며 "매일매일 죽을 고비를 넘기는 심경이었다. 지금도 심장이 가끔 좋지 않은데 그때 스트레스를 너무 받은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셩취가 '미르2'를 통해 빠르게 쌓아간 부(富)의 규모 2004년 액토즈 인수 시점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003년 기준 셩취의 연매출은 약 6억3341억 위안이다. 현시세로 계산하면 108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영업이익은 491억원, 순이익은 466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는 1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셩취와 액토즈·위메이드간 체결한 중국 서비스 계약에 따른 구체적인 로열티 분배 비율은 경영상 비밀조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당시 통상적으로 매출의 90% 가까이를 퍼블리셔가 독식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셩취의 빠른 부의 축적도 가능했다. 


업계에서 셩취의 액토즈 경영권(지분 28.96%) 인수를 두고 '역인수', '게임종주국 위상을 떨어트린 사건'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셩취의 성장배경에 있다. 액토즈 인수 자금으로 투입된 950억원 역시 '미르2'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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