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 책임을 근간으로 한다. 이에 운용사의 지배구조는 단순히 경영 효율성을 넘어 자산 운용의 투명성과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도입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으로 자산운용사의 거버넌스 수준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지배구조를 짚어본다.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신한자산운용은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여성 이사 비율도 높게 유지하며 지배구조 경쟁력을 갖췄다. 다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로 경영진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사회의 실질적인 견제 기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17일 딜사이트가 신한자산운용 '2025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지배구조는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측면에서는 강점을 보였지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경영진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로 지적된다. 이번 평가는 자산운용사의 지배구조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이사회 독립성 ▲경영 승계 투명성 ▲보수 체계 합리성 ▲이사회 전문성 및 다양성 ▲내부통제 실효성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이사회 독립성은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과 구성, 재임 기간 등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견제 기능이 작동하는 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했다. 이사회 산하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등이 설치돼 있다.
올해 들어 이사회 인적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조재민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이었던 이석원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기존 사외이사였던 이재은, 박영규, 조성부 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현재 이사회의 사외이사는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 성용락 정석인하학원 재단이사장, 나현종 한양대 조교수 등으로 재편됐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고유선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 운영에서는 업계 관행인 거수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작년 이사회는 총 10차례 열려 40개 안건을 처리했으며 모든 안건이 이사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보고 안건에 대해서도 별도 의견 제시는 없었다.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토론이나 견제 흔적은 제한적인 것이다.
특히 이석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점은 이러한 구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이유로 들지만 감독 대상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운영까지 맡는 구조는 경영진 중심 의사결정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같은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이 올해부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것과 대비된다.
경영 승계는 후보군 관리 체계와 비상 승계 계획의 구체성 및 실질적 운영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경영 승계에서도 지주회사인 신한금융그룹의 영향력이 뚜렷했다. 대표이사 후보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되며, 자산운용 내부에서는 자격 요건 검토 후 주주총회에 상정하는 역할에 그친다. 해당 위원회는 내부 98명, 외부 30명 등 총 128명의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으며 비상 승계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승계 과정 전반이 지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자회사 차원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여지는 크지 않은 구조다.
그나마 운용 자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금융과 경제, 경영, 회계, 법률, 소비자보호,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35명의 후보군을 확보하고 있어 인적 풀의 폭은 넓은 편이다.
보수 체계는 성과와 보수의 연계 구조와 성과급 환수 규정의 존재 여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보수 체계는 규정과 절차가 명확히 마련돼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했다. 경영진의 경우 4년 간의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일괄 이연 지급하는 장기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손실 발생이나 법규 위반 시 보수를 조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은 금융·회계·법률 등 전문가 구성의 균형과 여성 이사 포함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은 강점으로 평가된다. 신선경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법률 전문가, 나현종 한양대 조교수 등 회계·재무 분야 인력, 성용락 재단이사장 등 다양한 분야 인사가 포진됐다. 여성 이사도 신선경 사외이사와 고유선 기타비상무이사 등 2명이 포함돼 있어 성별 다양성을 확보했다. 금융·법률·학계 등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이 결합된 구조로 이사회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본적인 전문성 기반은 갖췄다는 평가다.
내부통제 실효성은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회의 운영이 실제 리스크 점검으로 이어지는 지를 기준으로 점검했다. 내부통제는 감사위원회와 내부통제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감사위원회는 경영진 업무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점검하고, 내부통제위원회는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내부통제위원회는 연간 2차례, 총 50분 수준의 회의에 그쳐 실질적인 운영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난해 4차례 제재를 받은 점까지 고려하면 내부통제의 실효성에 대해 추가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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