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우리는 에너지를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빅테크가 리스크 없이 AI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무탄소 전력을 가장 빠르게 공급하는 '인프라 솔루션 파트너'입니다."
AI로 촉발된 전력 수요 폭증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가운데, 원자력 산업을 '건설'이 아닌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술적 청사진을 넘어선 실질적인 '실행력'과 '금융 구조'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것이다. 에너지 공급을 AI 혁신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솔루션'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빅테크의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크리스 콜버트(Chris Colbert) 엘리멘틀 파워(Elementl Power)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전력망과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열린 '2026 딜사이트 한-미 전력망 포럼'에서 "우리는 단순히 에너지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빅테크가 리스크 없이 AI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인프라 솔루션 파트너"라고 정의하며 원자력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SMR 산업의 선두주자인 그는 'AI 시대의 에너지 전략과 SMR의 역할'을 주제로 현행 체계의 한계와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콜버트 회장이 꼽은 첫 번째 패러다임 변화는 '생산성 중심의 전력 공급'이다. 그는 전력 공급의 핵심 지표가 더 이상 저렴한 가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10센트의 전기가 10달러의 AI 수익을 창출한다면 전력은 단순한 비용이 아닌 수익 창출의 핵심 동력"이라며 "불특정 다수에게 보편적 전력을 공급하던 전통적 모델에서 벗어나, AI데이터센터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최적화된 '생산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여러 빅테크들이 손을 잡은 프로젝트를 위한 독립적인 전력망을 공급해야된다는 내용이다.
실제 빅테크 기업들의 에너지 확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자산 가벼움(Asset-light)' 전략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에 전력은 사활이 걸린 문제지만, 복잡한 발전 자산을 직접 소유해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은 기피한다는 분석이다. 빅테크들이 직접 발전소를 짓거나 SMR 등을 만드는 것은 리스크가 크고 재무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콜버트 회장은 이러한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공략해 "고객이 무거운 자산 소유 리스크를 지는 대신,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서비스(Attributes)'만을 구독하게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예로 들며, 3개 부지에 걸쳐 1.8GW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초기 개발 단계부터 자본을 투자해 프로젝트 실행력을 높이는 새로운 협력 표준을 강조했다.
원전 건설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기 지연'에 대해서는 산업적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원전 건설에 10년이 걸린다는 관행은 AI 경쟁 시대에 사형 선고와 같다"며 "원전은 매번 새로 설계하는 토목 공사가 아닌, 표준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빠르게 복제할 수 있는 '인프라 제품'의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엘리멘틀 파워는 이를 위해 ▲PMO(프로젝트 관리 조직) 허브를 통한 전 과정 표준화 ▲AI 기반 부지 선정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소요 시간을 기존 대비 75%까지 단축, 현재 10년 이상인 주기(Cycle)를 5~6년으로 대폭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엘리멘틀 파워의 또 다른 차별점은 기업 구조를 본체(TopCo), 지주사(HoldCo),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V)으로 세분화해 운영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다. 고위험 단계인 개발·건설 리스크는 SPV를 통해 격리하고, 상업 운전 개시 후 수익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이를 인프라 펀드에 매각해 자본을 빠르게 회수·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콜버트 회장은 "현재 30GW 이상의 잠재적 기회를 확보했으며, 이 중 5GW는 구글 등 핵심 고객과 독점 계약을 맺고 실질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며 "실제 고객과의 계약, 인허가, 금융 구조의 현실화를 통해 단순한 기술력이 아닌 '실행'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콜버트 회장은 차세대 원전 개발 및 독립 발전 기업인 엘리멘틀 파워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서,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첨단 산업 전력 공급을 위한 차세대 원자력 프로젝트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빅테크 및 산업계 고객들에게 원전의 직접 소유나 운영 부담 없이 청정 기저 전력(Clean baseload power)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턴키(Turn-key)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차세대 원전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막대한 전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업계의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협약을 통해 미국 내 3곳의 차세대 원전 부지(각 최소 600메가와트 규모)를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초기 자본을 조달하는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035년까지 10기가와트(GW) 이상의 청정 원자력 에너지를 전력망에 공급하겠다는 도전적인 상업적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콜버트 회장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최초로 소형모듈원전(SMR) 설계 인증을 받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최고전략책임자를 역임하며 SMR 상용화의 기반을 다졌다. 유니스타 뉴클리어 에너지(UniStar Nuclear Energy) 수석 부사장으로서 미국 내 차세대 원전(EPR) 도입을 이끌었다. 과거 6500MW 규모의 화석 연료 발전 프로젝트를 직접 개발하고 자금을 조달한 폭넓은 인프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MIT에서 전기공학 학사, UC 버클리에서 MBA를 취득한 후 GE 항공 엔진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탄탄한 공학적 이해도와 재무적 통찰을 바탕으로 민간 자본을 원자력 산업으로 이끌어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