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X인터내셔널이 차입 구조 장기화로 유동성 대응력을 높였다. 단기 상환 압박을 걷어내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인 이차전지 광물 확보와 물류 거점 확대 등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6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동성 장기부채는 5350억원으로 3.1% 소폭 줄었고 단기차입금은 756억원으로 76.6% 급감했다. LX인터내셔널은 2024년 말 3236억원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을 지난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축소했다. 상반기 말 1948억원으로 6개월 만에 1100억원 이상 거둬들인 데 이어 3분기 1273억원, 연말에는 756억원까지 줄였다. 이로써 총차입금에서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37%에서 23%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장기성차입금(장기차입금+사채)은 2024년 1조4903억원에서 지난해 2조386억원으로 36.8% 증가했다. 이러한 차입구조의 변화는 수익성 둔화 속에 단기 상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922억원, 1583억원으로 각각 40%, 41% 줄었다. 글로벌 자원 시황 둔화와 해상 운임 하락이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이다.
그럼에도 단기 상환 압박을 해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6944억원의 견조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있다. 수익성 지표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 감소에 그쳤다. '비현금 항목 조정' 규모가 5756억원에 달했고 이중 대부분이 감가상각비(3261억원)에서 발생해 장부상 이익 감소분을 보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631억원으로 양수전환했다. 2023년(-1775억원), 2024년(-3981억원)에는 벌어들인 현금으로 빚을 갚는 기조였으나 지난해는 장기차입금을 통해 단기차입금을 차환하고 일부 추가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지속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5326억원 순유출을 기록하며 전년(2528억원) 대비 두 배 늘었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 등 이차전지 핵심 광물 확보를 중심으로 자원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자회사 LX판토스를 통해 인천 청라와 미국 조지아주 물류센터를 잇따라 인수하며 글로벌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섰다.
투자 확대에도 유동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4727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을 크게 웃돈다.
이 가운데 업계에선 LX인터내셔널의 실적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해상 운임이 다시 반등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6일 발표한 부산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1879로 전주(1767)보다 6.3% 상승했다. 3주 연속 오름세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에 따라 운임 상승 등으로 일부 기회 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살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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