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LX그룹 지주사 LX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최성관 전무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LX그룹은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이후 수년간 내실 다지기에 몰두해 왔지만, 최근 들어 기류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독립 5주년을 앞두고 사옥 매입에 나서는가 하면,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고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다. LX그룹이 본격적으로 사세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무 역량이 부각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 최성관 전무, 재무 엘리트 코스 밟아…LX세미콘 수익 강화 성과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LX홀딩스는 지난 3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최 CFO를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시켰다. 1973년생인 최 전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그룹 지주사 재경팀에서 근무한 그는 2018년 상무로 승진하며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 CFO를 맡았다.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다.
최 전무는 LX세미콘으로 이동하자마자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예컨대 이 회사는 2017년 말 매출은 전년보다 13.6% 증가한 692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1% 감소한 455억원에 그쳤다.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최 전무 투입 이후인 2018년 말 LX세미콘 매출은 14.3% 성장한 7918억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2.6% 불어난 558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기 역시 LX세미콘의 인건비 부담은 완화되지 않았지만, 원가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실제로 최 전무가 CFO를 맡기 전인 2017년 이 회사의 매출원가율은 78%였지만, 2018년 75.5%로 2.5%포인트(p) 하락했다. 또 최 전무가 LX홀딩스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2021년에는 65.3%까지 떨어졌다.
앞서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2021년 ▲LX인터내셔널(LG상사) ▲LX하우시스(LG하우시스) ▲LX세미콘 ▲LX판토스(LG판토스)를 거느린 별도의 그룹을 만들었다. 현재는 ▲LX글라스(한국유리공업) ▲LX MDI ▲LX 벤처스가 추가됐다. 이 과정에서 최 전무는 자연스럽게 LX그룹으로 소속이 변경됐다. LX홀딩스 초대 CFO는 박장수 현 LX하우시스 CFO(전무)가 역임했다. 하지만 박 전무는 2년을 채우지 못하고 LX하우시스로 이동했으며, 최 전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 무차입 경영에서 차입 전략으로 노선 변경…회사채 흥행 기여
최 전무는 약 3년간 LX홀딩스의 내실 안정에 초점을 맞춰왔다. 구 회장이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해 온 영향이다. 예컨대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을 주축으로 2번의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2022년 말 순차입금은 -2040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 말 -3106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LX홀딩스의 재무 운용 기조가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LX홀딩스는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 주식 339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이미 25%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구축한 만큼 안정적인 지배력을 행사 중이지만, 수취 배당금 확대 등 수익 구조를 한층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LX그룹은 셋방살이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출범 초반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LG 사옥(LG트윈타워)에서 나와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에 둥지를 틀었지만 독립 5주년을 앞두고 있는 데다, 대기업 위용을 회복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LX홀딩스는 내달 31일을 딜클로징(거래종결) 시점으로 잡고 LG광화문빌딩을 5120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현 시점에서 LX홀딩스의 가용 현금은 별도기준 2974억원 수준으로, 약 2146억원이 부족하다. 연결 재무제표로 보더라도 2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이에 LX홀딩스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LX홀딩스는 15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목표치의 7배에 달하는 투자금이 몰리면서 최종 1600억원으로 증액했다. LX홀딩스가 기존에 회사채를 찍은 이력이 없음에도 우량한 기업 신용등급을 받은 데다, 최 전무가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서면서 재무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발판 다진 그룹사, 본격적인 성장 궤도 오를 듯…'힘 싣기'
업계는 LX그룹 전반에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 만큼 덩치를 키울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보고 있다. LX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LX인터내셔널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구 회장이 '승부사'로 불린다는 점은 설득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 전무를 승진시켜 재무 리더십을 강화한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 전무는 2023년부터 LX홀딩스 사내이사 직을 수행 중이다. 하지만 다른 사내이사인 구 회장이나 노진서 대표이사 사장 뿐 아니라 계열사 C레벨과 비교하더라도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존재했다. 실제로 LX세미콘을 제외한 모든 상장 계열사 CFO는 전무 급이 맡고 있다.
한편 LX홀딩스는 최 전무 승진에 대해 "그룹 전반의 주요 재무 현안 및 경영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며 "그룹의 중장기 재무 전략을 고도화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재무 구조 강화에 크게 기여한 성과를 인정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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