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LX세미콘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외 방열기판 등 전장 분야로 신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잘 안 풀리는 모양새다. 주요 고객사들이 DDI 벤더를 다변화하며 성장에 제한이 생긴 만큼 전장용 반도체를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DDI 사업 성장이 제한적이라 신사업 공략에 성공하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로 인해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LX세미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까지 발생한 매출 중 89.23%를 차지하는 1조1147억원이 DDI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 외 10.77%(1345억원)는 DDI를 제외한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LX세미콘은 중앙처리장치(CPU)로부터 받은 신호를 디스플레이 패널에 맞는 신호로 변환해 색상과 밝기를 제어하는 반도체 칩인 DDI를 중심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DDI 사업은 TV 시장 불황과 고객사의 벤더 다각화 영향으로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 LX세미콘의 DDI 매출은 지난 2022년 1조8977억원을 기록한 뒤 2023년 1조7485억원, 2024년 1조6724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LX세미콘이 단독으로 DDI를 납품하던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와 BOE가 원가 절감을 이유로 DDI 공급망을 다각화하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16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DDI 공급망을 이원화하며 대만 노바텍으로부터 DDI를 납품받고 있다. 이에 LX세미콘은 BOE 납품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OE도 올해부터 노바텍으로부터 DDI를 공급받게 되며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차이나스타(CSOT)에 광저우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매각한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CSOT은 계약된 물량까지는 기존 부품 공급망을 유지하되 그 이후 물량부터는 DDI를 포함한 부품을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17 내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긍정적이나 오히려 LX세미콘의 DDI 점유율이 하락하며 모바일용 DDI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CSOT에 LCD 공장을 매각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X세미콘은 DDI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장용 방열기판,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매출 기여도가 높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열기판의 경우 미약하지만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LX세미콘은 2021년 FJ머터리얼즈 지분과 자산 등을 확보하며 방열기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시흥 공장에서 양산 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4월에는 연간 25만장 규모 생산 라인을 마련해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내년까지 생산 능력을 50만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LX세미콘이 방열기판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수익 구조 다각화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주 확보가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다.
전장용 MCU 시장도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MCU 시장의 경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글로벌 선두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MCU 대부분이 해외 기업에서 조달되는 만큼 후발주자인 LX세미콘에는 어려운 경쟁 환경이다. LX세미콘은 전장용 반도체 연구 개발 등 사업 협력을 위해 2022년 전자용 팹리스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 10%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사 간 구체적인 협력이나 뚜렷한 시너지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적 반영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분간은 DDI 의존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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