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다산소사(多産少死)'의 구조적 한계를 깨기 위해 금융당국이 강력한 메스를 꺼내 들었다. 금융위원회의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 대한 관리·퇴출 기준이 본격 적용된다. 그간 '동전주'로 불리며 시장에 잔존해 온 기업들 상당수가 구조조정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퇴출 사정권에 든 기업들이 처한 재무적 결함과 사업적 한계를 정밀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정부의 '동전주 퇴출' 규제를 앞두고 코스닥 상장사 '비츠로시스'가 전환사채(CB)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 주식병합을 넘어 잠재 매도 물량(오버행)을 선제적으로 줄여 주가 하방 압력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유 자금이 넉넉지 않은 탓에 일부는 우호세력을 끌어들여 자금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츠로시스는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전후해 15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에 대한 콜옵션 직접 행사 또는 제3자 지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재무 전략이 아니라 '규제 대응'과 '수급 안정'이라는 이중 목적을 겨냥한 움직임이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30거래일 연속 종가 1000원 이하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에도 주가가 일정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까지 이어지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비츠로시스는 18일 종가 기준 607원으로 해당 규제에 직접 노출된 상태다.
이에 따라 비츠로시스는 최근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5대1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단순 계산상 병합 후 주가는 약 3000원으로 상승해 '동전주' 구간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다만 주식병합은 가격을 끌어올리는 '기술적 조치'에 불과해 근본적인 리스크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합 이후에도 주가가 재차 1000원 아래로 하락할 경우 규제 리스크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결국 실질적인 기업가치 개선과 수급 안정이 뒤따라야 한다. 비츠로시스의 병합 후 액면가는 2500원인 만큼 현재 주가 흐름만으로는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비츠로시스는 전환 가능 물량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급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CB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며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출회될 수 있어 대표적인 오버행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비츠로시스의 CB 잔액은 13~15회차를 포함해 총 65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주주총회를 전후로 15회차 CB 약 10억원어치에 대한 콜옵션 직접 행사 또는 제3자 지정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비츠로시스는 2024년 10월 30억원 규모의 15회차 CB를 발행했으며, 빛과전자가 이를 인수했다. 해당 CB의 콜옵션 행사 가능 물량은 원금의 50%인 15억원이며, 행사기한은 오는 4월 25일까지다. 비츠로시스는 이 중 5억원어치에 대해선 이미 케이에이치필룩스를 행사자로 지정한 바 있다.
남은 10억원 물량에 대해서는 회사가 직접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추가로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분산 처리하는 방안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21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전액 직접 행사도 가능하지만, 유동성 부담을 감안해 일부는 외부에 배분하는 전략'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오버행 이슈를 줄여 주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환사채에 대한 콜옵션 직접 행사와 우호세력에 대한 행사자 지정 방안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반등하던 국면에서 중동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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