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오는 26일 예정된 BNK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당초 우려와 달리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변수로 부상하는 듯했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가 반대 권고를 내리면서 안건 통과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빈대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안건은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안이다.
RSU는 일정 기간 양도 제한을 둔 주식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경영진의 장기 성과와 보상을 연계해 주주가치를 높이자는 취지로 글로벌 기업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식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해 이사회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에는 사내이사에게 최대 20만주, 사외이사에게 각 3000주의 자사주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내이사의 경우 임기 만료 시점에 주가·자기자본이익률(ROE)·보통주자본(CET1)비율 등 3개 지표를 기준으로 최종 지급 규모를 확정하도록 했다. 사외이사에게는 배당 확대와 주주환원율 관리, 지배구조 관련 성과 등이 평가 기준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실제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RSU 안건은 표결에 오르기까지 두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주주제안 방식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7-1호)이 가결돼야 RSU 부여안(7-2호)이 표결 대상이 된다. 7-1호 안건이 부결될 경우 RSU 안건은 자동 폐기된다
BNK금융 이사회는 이미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BNK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하는 장기성과연동형 보상 체계를 이미 운영 중인 만큼 RSU 도입이 기존 제도와 중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가·ROE·CET1 등 일부 지표 중심의 단기 절대평가 구조가 임기 말 성과 관리에 치우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사외이사 보상 기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BNK금융 이사회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시스템화'나 '주주 소통 채널 정례화' 등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주관적 평가 요소를 보상과 연동하고 있어 보상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약화시킬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까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주주제안의 영향력은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SS는 보고서를 통해 주주 측이 기존 보상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의 지분 구조를 고려하면 ISS 권고가 실제 표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BNK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약 41% 수준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개별 안건을 면밀히 분석하기보다 IS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를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RSU 안건은 이사 보수와 연계된 보통결의 사항이다. 금융지주 주총 출석률이 통상 70~8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의결 기준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35~40% 수준으로 추정된다. ISS 반대 권고에 외국인 투자자 상당수가 따를 경우 RSU 안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라이프자산운용의 지분율이 약 4%에 그친다는 점도 통과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행동주의 제안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최종 표심은 주총 당일 기관투자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SS는 빈대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는 찬성을 권고했다. 금융권에서는 ISS의 찬성 권고가 빈 회장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총 전반의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BNK금융이 금융당국 기조에 적극 부응하며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사외이사 대거 교체를 결정한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이번 주총이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될 경우 BNK금융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회장 선임 절차를 둘러싸고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주시를 받았던 만큼 올해 주총만큼은 최대한 잡음 없이 넘기려는 기류가 강한 상황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