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HMM 본사 부산 이전 후 매각'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본사 이전에 따른 기업가치 변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높아진 몸값과 해운업황 둔화가 맞물리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HMM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본사 이전에 따른 득실을 따져볼 수밖에 없어서다. 일각에서는 해운업 특성상 수익 창출 기반이 글로벌 항로와 해외 거점에 분산돼 있는 만큼 본사 소재지 변경이 사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부산 이전에 따른 세제 혜택 등 정책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인 곳은 포스코그룹과 동원그룹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HMM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자문단을 꾸렸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열린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예비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 외에 진전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은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수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HMM 지분 35.42%를 단독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MM 지분은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가 총 70.4%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2만2300원)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21조342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가치는 14조8294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산은이 7조4511억원, 해진공이 7조3783억원이다. 다만 정부는 부산 이전을 완료한 이후 매각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HMM 매각은 본사 부산 이전을 완료한 이후 추진할 생각"이라며 "부산 이전이 선결 과제"라고 밝혔다. 부산 이전이 매각의 전제 조건이라는 것을 못박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부산 이전이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전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 운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본사 위치는 경영 의사결정과 조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이전 이슈는 매물 매력도를 낮추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높은 기업가치와 업황 둔화라는 부담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면 정책 지원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순한 리스크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정부는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해운사를 대상으로 톤세 적용 확대와 지방세 감면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톤세는 선박 적재 톤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특례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은 현재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본사 기능을 어디까지 이전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전 자체가 매각의 치명적 리스크로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부산 이전이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정책적 지원과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일부 해운사가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지만 영업 기반이나 사업 구조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중립적 효과에 가까웠다"며 "주요 영업 기능과 화주 네트워크는 여전히 서울에 집중돼 있어 본사 이전만으로 사업 기반이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결정과 금융·영업 기능이 유지되는 한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다고 해서 매물 가치가 하락한다고 보긴 어렵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자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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