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가 2025년 4분기와 연간 실적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AI 전환 전략의 실효성을 수치로 입증했다. 검색과 커머스 전반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전략이 이용자 행동 변화와 광고·거래액 증가로 이어졌고 회사는 2026년을 '에이전트 AI' 기반 수익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네이버는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조1951억원, 영업이익 61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영업이익은 12.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9.1%다. 2025년 연간 매출액은 12조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성장했고 연간 영업이익은 2조2081억원으로 11.6% 늘었다.
4분기 실적은 플랫폼 광고와 커머스 성장이 견인했다. 전체 네이버 플랫폼 광고 매출은 AI 기반 지면 최적화와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으나 라인야후(LY) 정산금 효과를 제외하면 1.8% 성장했다.
커머스 매출은 1조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급증했다. 스마트스토어와 글로벌 C2C 사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핀테크 매출은 4531억원으로 13.0% 증가했으며 4분기 결제액은 2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었다. 콘텐츠 매출은 4567억원으로 2.3% 감소했고,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1718억원으로 3.2% 줄었으나 LY 정산금 효과를 제거하면 16.6%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서치플랫폼 매출이 4조1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고 커머스 매출은 3조6884억원으로 26.2% 성장했다. 핀테크 매출은 1조6907억원으로 12.1% 늘었고, 콘텐츠 매출은 1조8992억원으로 5.7% 증가했다.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5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6일 열린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5년은 네이버가 보유한 콘텐츠와 데이터에 AI를 접목해 광고와 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검증한 한 해였다"며 "AI 브리핑 확장을 통해 AI 시대 검색 경쟁력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색 부문에서는 AI 브리핑이 빠르게 주력 검색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AI 브리핑은 통합 검색 쿼리 대비 적용 비중이 20%까지 확대됐으며 이용자 검색 행태도 뚜렷하게 변화했다. 한두 단어 중심이던 검색어는 15자 이상 롱테일 쿼리가 출시 초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요약 결과가 제시되는 최상단 영역 체류 시간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존 질의와 연계된 후속 질문 클릭 수는 출시 초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했으며 개인화 기술 적용 이후에는 클릭률이 추가로 20% 이상 상승했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을 통해 이용자의 탐색 깊이와 검색 품질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2026년 말까지 AI 브리핑 적용 범위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쇼핑과 로컬 영역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색과 광고 간 잠식 효과는 면밀히 점검하며 적용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AI 탭'은 AI 브리핑을 넘어 실행까지 연결하는 검색 경험을 목표로 한다. 최 대표는 "AI 탭은 쇼핑, 플레이스, 지도 등 네이버 서비스와 결합해 구매·예약·주문으로 이어지는 대화형 AI 검색"이라며 "검색부터 실행까지 전 여정을 지원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검색의 수익화는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험한다. 이용자의 탐색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쇼핑과 플레이스 영역에서 광고를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 확대 과정에서 기존에 검색 광고가 노출되지 않던 쿼리까지 자동 매칭 범위가 넓어졌고 검색 광고 만족도도 높아졌다"며 "최상단 체류 시간과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광고 효과와 단가 모두 개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커머스 부문에서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중심으로 검색에서 발견·탐색으로의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는 2026년을 커머스 도약의 전환점으로 규정하고 AI 기반 개인화, N배송 인프라 확장, 멤버십 강화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N배송 커버리지는 올해 25%, 내년 35% 이상으로 확대하고 3년 내 50%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커머스 경쟁 구도와 관련해서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가 네이버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이커머스 전반에서 플랫폼의 신뢰도, 데이터 활용,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이용자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간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네이버의 전략과 맞물려 거래액과 멤버십 지표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인 반사 이익이 아니라 이용자 기준 자체가 변화하는 구조적 전환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송 경쟁과 관련해서는 가격·속도 중심의 단순 경쟁보다는 선택지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대형 유통사 등 경쟁력을 갖춘 플레이어들은 이미 네이버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며 "3PL과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을 병행하는 플랫폼 구조상 다양한 사업자의 참여 확대는 오히려 생태계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배송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과는 다른 네이버식 커머스 전략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네이버가 선보일 쇼핑 에이전트도 상반기 중 공개된다. 최 대표는 "쇼핑 에이전트는 이미 클로즈 베타 수준까지 개발을 마쳤고 이달 말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연내 식당·플레이스·여행·금융 등 다양한 버티컬 에이전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가 광고와 커머스 성장에 기여한 비중은 2025년 기준 55% 수준으로 추가 확대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AI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은 인프라 효율화로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서비스별로 분산돼 있던 GPU를 통합 운영 플랫폼으로 일원화하고 AI 검색에 특화된 경량화 모델로 전환해 추론 비용을 30% 이상 절감했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을 넘어 AI 탭까지 확장해도 지속 가능한 운영 기반을 갖췄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AI와 로봇 영역에서도 중장기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에서 엔비디아와의 로봇 협업과 관련해 "네이버가 자체 소프트웨어를 네이버클라우드에만 종속적으로 제공하는 구조는 아니며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로봇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AI와 로봇이 결합되는 서비스 접점에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네이버는 사옥 내에서 수백 대의 로봇이 협업하며 배송까지 이어지는 실내 환경 실증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일본과 사우디 등 해외 환경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올해는 실외 환경에서 커머스와 로봇 배송이 결합된 기술검증(PoC)를 추진해 실제 사업 모델로의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탈락과 관련해 최 대표는 "정부 판단은 존중하지만 기술 경쟁력에 대한 평가로 보지는 않는다"며 "소버린 AI와 B2B 매출,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금융·공공·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소버린 AI 구축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GPUaaS를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매출도 글로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레퍼런스를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네이버는 2025~2027년 3개년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직전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25~35%를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현금 배당으로 환원할 방침이다. 또 2026년부터는 매출 구분 체계를 ▲네이버 플랫폼(광고, 서비스) ▲파이낸셜 플랫폼 ▲글로벌 도전(C2C, 콘텐츠, 엔터프라이즈)으로 재편해 핵심 사업과 신규 성장 기회를 보다 명확히 드러낼 계획이다.
끝으로 최 대표는 "2025년이 AI 검색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면 2026년은 네이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에이전트 AI 경험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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