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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기준에 쫓긴 파커스, 자사주 30억 베팅
박준우 기자
2025.12.18 08:30:15
15년 만에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명분 속 시총 방어 효과…28% 자사주 향방 주목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15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커스,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 현황. (그래픽=김민영 차장)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커스가 15년 만에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주주환원을 내세웠지만, 내년부터 상향되는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을 앞두고 시총 방어에 나선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취득이 소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계획대로 매입이 이뤄질 경우 보유 자사주가 발행주식수의 약 28%에 달하는 만큼, 단순 보유에 그칠 경우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수년째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해서는 본업에서의 실질적인 성과가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커스는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이달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다. 주당 940원에 318만1489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15년 만의 자사주 취득이다. 파커스는 지난 2010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을 매수 위탁사로 선정해 자사주 35만주를 24억원에 사들인 이후 추가 매입에 나선 적이 없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보유 중인 자사주는 71만8634주로, 발행주식수의 5.1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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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취득을 상장폐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기준은 기존 40억원에서 내년 1월부터 즉시 150억원으로 상향된다. 자사주 취득 공시 전날인 이달 3일 기준 파커스의 시가총액은 130억원대에 불과했다. 사실상 퇴출 기준에 근접한 상황이었다는 평가다.


자사주 취득 결정은 단기적으로 시총 방어 효과를 냈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만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사주 매입 계획 공시 이후 주가는 900원대에서 1200원대까지 급등했고, 시가총액도 170억원대로 불어났다. 아직 실제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시총이 상승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다만 향후 보유하게 될 자사주 물량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계획대로 매입이 완료될 경우 파커스의 자사주 보유량은 391만123주로 늘어나며, 전체 발행주식수(1404만9331주)의 27.8%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 정도 규모라면 소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보유에 그칠 경우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회사는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단기적 시총 방어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2026년 150억원에서 2028년 3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결국 실적 회복 없이는 상장 유지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파커스 자회사 현황. (그래픽=김민영 차장)

파커스는 수년째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업인 프린터 부품과 LED 사업은 물론,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헬스케어 사업도 모두 정체 상태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 폭이 2833% 확대됐다. 퇴직급여 항목에서 82억원의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2022년 설립한 알록 역시 3년여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손실은 26억원, 매출액은 16억원에 그쳤다. 자산총계가 20억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총계는 184억원에 달해 재무 부담도 상당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금 활용 전략도 주목된다. 파커스는 지난해 말 유형자산 매각을 통해 계약금 140억원을, 올해 초 잔금 550억원을 수취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 3분기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354억원이다. 시장에서는 확보한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한 만큼, 향후 투자·사업 재편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딜사이트는 파커스 측에 자사주 매입 배경과 주주환원 등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파커스 관계자는 "상장폐지 관련 정책 내용은 인지하고 있고, 최근 자사주 취득 결정과 관련해서는 그냥 공시대로만 보시면 된다"며 말을 아꼈다.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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