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취임 첫 조직개편에서 인공지능 대전환(AX)과 생산적금융을 축으로 한 대대적 재편을 단행했다. 시중은행 대비 뒤처진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고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선제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고강도 혁신안을 추진하며 '범농협 혁신 TF'를 가동한 흐름과도 맞물려 은행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춘 개편안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내년 1월 1일부로 기존 16부문·46부·1단·1분사 체계에서 16부문·48부·1분사 체계로 조직을 재편한다. 강 행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개편인 만큼 남은 임기 전략의 골격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데이터부문' 신설이다. AI전략·데이터 분석·RPA 등 분산돼 있던 기능을 한데 묶어 AI전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했다. 디지털 혁신 추진력과 일관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다. 구체적인 투자(예산) 규모, 인력 충원 계획은 현재 조정 중이다.
블록체인팀은 '디지털자산팀(가칭)'으로 확대 개편돼 스테이블코인 대응을 전담한다. 은행권 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발행권 경쟁이 본격화되자 전담 조직을 마련해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은 일본 미즈호은행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팍스에서 원화–엔화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달러·유로 등 타 통화로도 확장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 코인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 해외 지급결제와 자산 토큰화 사례 등을 꾸준히 분석하고 법제화 방향에 맞춰 구체적 사업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부문은 플랫폼조직과 프로세스혁신부를 한 축으로 묶어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중심의 일관된 전략 체계로 재편했다. NH올원뱅크 슈퍼 플랫폼화에 방점을 두고 차세대계정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NEO'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IT부문 개편은 분명한 업무 구분이 두드러진다. 테크사업부문(CIO)과 테크솔루션부문(CTO)으로 개발·운영 기능을 나누어 시스템 신뢰성을 높이고 디지털 전환의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발맞춘 변화도 눈에 띈다. 중소기업고객부를 기업성장지원부로 재편해 생산적금융국을 신설했으며, 여신심사부에는 전략산업심사국을 꾸린다. 은행 자금이 생산적 금융으로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하고 여신심사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기존 자산관리(WM)사업부는 WM사업부와 투자상품부로 분리해 고액 자산 관리와 우수 고객 전략을 고도화하며, 대기업고객부에는 외환·FX·퇴직연금까지 전담하는 팀을 신설한다. 본점영업1부도 신설해 기업금융 채널을 키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 쇄신안이 발표된 직후 단행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앙회가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은행 조직 개편에도 동일한 기조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보다 큰 폭의 손질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강 행장 취임 이후 첫 조직 재편이라는 점에서 강 행장의 의중이 선명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행이 디지털 금융 측면에서 보수적이고 느리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해 디지털 전환 중심의 강도 높은 개편을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강 행장은 농협은행 올원뱅크사업부, 디지털전략부장 등을 거친 디지털 금융 전문가다. 강 행장은 올해 취임 일성으로도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강조하며 올원뱅크 중심의 슈퍼앱 전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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