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금융사의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가 제도권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차담대는 법적으로 '기타대출'로 분류돼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처럼 총량규제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 틈새를 활용해 최근 2금융권이 수익성 확대의 돌파구로 차담대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
금융사는 차담대를 통해 고금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카드론이나 신용대출은 정부의 대출총량 규제와 DSR 관리 강화로 여력이 좁아졌지만, 차담대는 제도상 완화된 기준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경기 둔화 국면에서 부실 위험을 피하면서도 예대마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어, 일부 금융사는 전용 상품 라인까지 신설하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이름과 달리 담보물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담보물인 차량은 대출 한도나 금리 산정에 일부 반영될 뿐, 실제 심사 기준은 차주의 신용도에 좌우된다. 담보 평가 모델이 정교해졌다고는 하지만 자동차는 색상이나 사고 이력, 잔존 할부 여부 등에 따라 시세 변동이 커 일률적으로 가치 산정이 어렵다.
그럼에도 금융사는 이를 담보대출로 포장해 대출을 취급한다. 사실상 신용대출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실제 저축은행을 통해 2021년식 모닝 차량을 담보로 차담대 심사를 받은 결과, 최대 4400만원까지(연 13% 금리) 대출이 가능했다. 캐피탈사는 같은 조건으로 한도 2200만원, 금리 15.9%로 산정됐다.
해당 차량의 시세는 약 900만원 수준이다. 실제 중고차 시장 거래금액은 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차주의 높은 신용도를 기반으로 담보가치를 훨씬 초과한 대출금이 책정된 사례다.
차담대가 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그동안 차담대를 다루지 않던 금융사들은 대출심사모형이 부족해 부실 가능성이 높고, 무리한 수익 확대 경쟁은 소비자와 금융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소비자 피해도 커질 수 있다. 금리상승기에는 연체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고 담보로 잡힌 차량이 시세보다 과도하게 평가돼 회수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단기적 자금 수요를 채우려는 소비자들이 고금리 구조에 노출되며 장기 상환 부담을 떠안게 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제도적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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