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로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이달 24일 유가증권시장 재상장을 앞두고 있다. 분할 이후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위탁개발생산(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시밀러(삼성바이오에피스)-신약(에피스넥스랩) 체제로 갖춰진 만큼 지주사 운영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신약 자회사를 맡게 된 김 사장에게 그룹 내 바이오 밸류체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졌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김경아 사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개발(R&D) 전문가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창립 초기부터 개발본부장으로 합류해 '엔브렐(Enbrel)'과 '휴미라(Humira)'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의 임상·허가·상업화를 주도했다. 특히 개발본부장 시절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하며 회사의 성장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에피스 2대 대표로 공식 취임한 그는 연구개발 중심의 경영 철학과 강한 실행력으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의 높은 연구개발 전문성과 더불어 협업과 열정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 사장 취임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신약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냈다. 올해 들어 이스라엘 테바(Teva), 일본 니프로(Nipro), 미국 해로우(Harrow) 등과 잇따라 마케팅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10월에는 Phrontline과 항체-약물복합체(ADC)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Pyzchiva)',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Epysqli)'를 잇따라 출시하며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했다. 피즈치바는 미국 대형 보험사 처방약 급여관리업체(PBM)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와 CVS 케어마크(CVS Caremark)에 프라이빗 라벨(Private Label) 방식으로 동시에 공급 계약을 체결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단일 바이오시밀러 기업 최초로 복수의 PBM과 프라이빗 라벨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연구개발 마일스톤 수익이 전년 2700억원 대비 409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음에도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였던 연간 매출 1조5377억원을 올해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1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업화했으며, 최근 '엑스지바(Xgeva)'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김 사장이 실적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모두 달성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형 CEO를 넘어 경영자로서의 역량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대 고한승 전 대표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바이오시밀러 상업화라는 '성장기'를 이끌었다면, 김경아 사장이 주도하는 2기 체제는 '전환기'다. 고 대표 체제에서 엔브렐·휴미라·헤르셉틴·솔리리스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의 유럽·미국 허가를 완료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김 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신약 플랫폼 확보와 R&D 중심 경영의 정착을 목표로 삼고 있다.
회사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수익 기반으로 유지하면서, 항체-약물복합체(ADC)와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신약개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총괄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주사 체제 내에서 내실을 강화하고,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김경아 사장은 초대 대표로서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투자 효율성 제고, 자회사 성장 전략 수립 등 그룹 바이오사업의 전반적인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
이와 맞물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최근 바이오 기술 플랫폼 전문 자회사 '에피스넥스랩(EPIS NexLab)'을 신설했다. '차세대 기술(Next)'을 연구하는 '실험실(Lab)'이라는 의미를 담은 에피스넥스랩은 펩타이드 등 바이오 소재 기반 기술 플랫폼을 개발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바이오텍 모델을 추진한다. 에피스넥스랩은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과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을 병행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신약개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수익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 '투자 효율성 관리'가 지주사의 초대 대표로서 김 사장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신약개발은 대규모 자금 투입과 장기화된 임상 절차로 인해 불확실성이 큰 영역이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은 안정적인 바이오시밀러 매출 기반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약개발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 실적 안정과 중장기 기술가치 제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지주사 대표로서의 핵심 과제"라고 전망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김경아 사장은 초대 대표이사로서 지주사 및 자회사들의 사업 역량을 강화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국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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