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넥슨 계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다시 한번 인수설에 휩싸였다. 복수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코빗 인수를 위해 모회사인 NXC와 인수를 타진했었고 여전히 의사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NXC 입장에서 코빗의 매각은 단순 자산 매각 이상의 의미가 있다. 넥슨 본체는 일본에 상장돼 있다. 최근에는 NXC의 지분을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인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5개밖에 없는 원화 거래소인 코빗을 외국계 자본에 넘기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코빗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이미 실무적으로 상당 부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코빗 경영진이 싱가포르 기반 글로벌 거래소 바이비트 측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코빗은 "업계 동향 파악 목적"이라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비밀유지계약(NDA)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코빗이 가진 상징성이다. 코빗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원화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원화거래소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계약을 맺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에서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AML) 등 요건을 갖추더라도 금융정보분석원(FIU) 승인이 쉽지 않아 원화거래소가 가지는 희소성은 높게 평가된다. 과거 국내 시장에 진출했던 글로벌 거래소들도 당국으로부터 원화 거래를 승인받지 못하며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해외 거래소들도 코빗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원화 거래소가 가지는 희소성 때문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자본적으로 또 사업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 해외 거래소들이 원화 거래소라는 지위가 바로 주어진다면 코빗 인수 없이 직접 국내에 진출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NXC가 코빗까지 외국계 자본에 매각할 경우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코빗의 오세진 대표는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회(DAXA) 회장을 맡고 있다. 업계 자율규제를 이끄는 단체 수장이 몸담은 거래소가 해외 자본으로 넘어간다면 DAXA의 위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5대 원화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고팍스는 이미 바이낸스에 인수된 상황이다. 지난 10월15일 FIU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인수협상이 시작된 지 3년 만이다. 최근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 원화거래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글로벌 거래소들은 이에 원화거래소를 인수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도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해 실무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FIU가 바이낸스의 스트리미 임원 등기 변경을 수리하는 등 당국 기조가 변화하면서 글로벌 거래소들은 국내 군소 원화 거래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코빗의 향후 행보는 NXC에 달려 있다. 코빗의 최대주주는 NXC로 지분 60.5%를 가지고 있다. SK플래닛은 3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가상자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함께 사업을 추진했지만 코빗의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매각을 타진해 왔다. 하지만 코빗의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기업가치와 희망 매각가의 간극이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무산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원매자들이 NXC와 직접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이전을 위해서는 최대주주의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NXC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SK플래닛은 동반매도청구권(태그얼롱)을 활용해 함께 매각에 나설 수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바이비트 보도가 나왔을 때 우리 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없었다"며 "잠재적인 인수자가 나타난다면 우리보다는 NXC 측에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고 해도 NDA가 걸려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빗은 지난해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와 접촉하기도 했다. DSRV 관계자는 "다양한 차원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난해 코빗과 논의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넥슨 지주회사 NXC의 행보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왔다. 2011년 자회사 넥슨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며, NXC–넥슨(일본)–넥슨코리아–넥슨게임즈로 이어지는 역피라미드식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넥슨코리아가 벌어들인 수익이 일본 상장사 넥슨재팬을 통해 상단으로 이전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5개 밖에 없는 원화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빗마저 해외 자본에 넘어간다면 '국적 없는 기업'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빗을 인수하려는 해외 거래소가 여럿 있었고 실무적인 협의까지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NDA가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입장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XC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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