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SK스퀘어가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와의 갈등을 마무리하고 신뢰 회복에 나섰다. 11번가를 SK플래닛에 다시 자회사로 붙이고 흑자전환과 사업 시너지를 강화해 향후 SK플래닛을 주력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SK플래닛 입장에서도 주력 사업인 OK캐쉬백을 11번가와 결합한다면 그동안 정체된 사업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SK스퀘어는 이사회를 열고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의 지분 100%를 SK플래닛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거래는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로 SK플래닛을 매수인으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통해 진행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스퀘어는 11번가 주식 4112만6430주(지분 100%)를 장부가 6607억2917만원에 처분했다. 실제 거래금액은 3809억9524만원이며 매수인인 SK플래닛은 총 4672억9371만원을 지급한다. 이 가운데 SK스퀘어 보유분이 3809억원 나일홀딩스(국민연금·H&Q코리아·새마을금고 컨소시엄) 보유분이 862억원이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11월27일이다.
SK스퀘어는 이번 처분 목적을 "자회사 OCB(Online Commerce Business) 플랫폼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주주간 계약에 따른 '워터폴(waterfall)' 구조에 따라 매매대금 채권은 나일홀딩스로 이전돼 재무적투자자(FI) 원금 상환에 사용된다.
이번 거래로 FI는 투자금 전액을 회수하게 된다. 배당 수익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원금 이상의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나일홀딩스를 통해 5000억원이 투자됐으며 이 중 국민연금이 약 4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거래의 발단은 2023년 SK스퀘어가 11번가에 대한 콜옵션(지분매입권) 행사를 포기하면서 비롯됐다. 11번가의 기업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약정 수익률로 FI 지분을 재매입할 경우 배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례적인 콜옵션 포기로 FI 신뢰 훼손 논란이 일었고 국민연금 손실 가능성이 부각되며 갈등이 장기화됐다.
FI는 이후 계약상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발동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커머스 시장 침체로 거래가 무산됐다. 콜옵션 재도래 시점이 다가오자 SK는 협상 끝에 FI 원금 상환안을 제시하고 SK플래닛을 통한 내부 매각 구조를 택했다. SK스퀘어는 SK플래닛에 증자를 단행해 매각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로써 11번가는 SK플래닛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기존에는 SK스퀘어가 SK플래닛(지분 98.5%)과 11번가(지분 80.3%)를 각각 직접 보유한 구조였다.
SK플래닛은 이번 재편을 계기로 OK캐쉬백과 11번가를 결합한 통합 커머스 전략을 본격화한다. 양사는 OK캐쉬백 포인트와 11번가의 간편결제 '11페이'를 연계해 '결제–적립–사용'으로 이어지는 통합 리워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11번가 기프티콘 사업과 OK캐쉬백 앱 내 포인트 활용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11번가는 'AI 기반 맥락(Context) 커머스'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AI가 이용자의 구매 패턴과 취향을 분석해 맞춤 상품을 제안하는 형태로 SK플래닛의 데이터 및 AI 기술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며 OK캐쉬백의 월평균 이용자 250만명, 11번가의 월간활성이용자(MAU) 860만명 규모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SK스퀘어는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스파크플러스·해긴·코빗·그린랩스 등 4개 비상장사 지분을 총 298억7500만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해당 금액은 SK플래닛 유상증자 대금 납입에 상계 처리되는 구조다.
SK스퀘어는 이 금액으로 SK플래닛의 보통주 793만2934주를 인수할 예정이며 이번 출자는 '투자 목적'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보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Rebalancing)을 추진하는 차원에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커머스 플랫폼에 재투자하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